[김태수 기자의 초보자 위한 글쓰기특강 1]

[편집자 주] 글쓰기 전문매체 '글쓰기'에서는 언론출판인 김태수 대표(출판사 엑스오북스)의 '초보자를 위한 글쓰기 특강'을 연재합니다. 시공주니어에서 출간한 '글쓰기 걱정, 뚝!'에서 요약 발췌한 내용을 주 1회 소개합니다. 김태수 대표는 중앙일보NIE연구소, 동아닷컴, 국민일보, 스포츠조선 등 신문사에서 20년 동안 일했습니다. 한동안 중앙일보 공부섹션 '열려라 공부' 제작을 지휘했고, 특히 글쓰기 교육에 관심이 많아 논술 학습지 '퍼니', '엔비', '이슈와 논술' 등의 편집 총책임자로 일하면서 학생들에게 글쓰기 비법을 직접 전하기도 했습니다.

 

사자 머리에 뱀 꼬리는 NO!

자동차는 수많은 부속품으로 조립한 기계 덩어리입니다. 그 덩어리는 부속품 하나하나가 정확하게 제구실을 할 때 달릴 수 있습니다. 동력을 만드는 부품이 하나라도 빠지거나 엉뚱한 부품이 들어가면 차가 꼼짝 못하지요. 하다못해 레고블록도 그렇습니다. 작은 블록이라도 정확하게 끼우지 않으면 전체 블록이 일그러지거나 무너지잖아요.

여러 낱말이 모여 이뤄지는 문장도 똑같습니다. 낱말이 정확히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문장이 무너집니다. 엉뚱한 낱말을 써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문장은 정확하게 써야합니다. 그래야 멋있는 문장, 아름다운 문장이 나옵니다.

문장을 정확하게 쓰는 첫째 비결은 문장의 주요성분, 곧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가 서로 잘 어울리게 하는 겁니다. 문장의 기본 성분인 주어와 서술어가 있다고 문장이 되는 건 아닙니다. 주어 서술어가 짝짜꿍이 맞아야 합니다. ‘나는 공부다’란 문장이 있다고 합시다. 주어와 서술어가 있지만 말이 되지 않습니다. ‘나는 공부한다’ 또는 ‘내 취미는 공부다’로 써야지요. 너무 유치한 예라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김 기자가 가르친 학생들 중에는 이런 실수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거든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주어와 서술어가 짝짜꿍이 맞지 않는 예문을 살펴봅시다.

① 무명가수가 큰 무대 위에서 즐겁게 노래하는 것이다.

② 우리 누나의 꿈은 대학에 합격한 뒤 해외여행을 하려고 한다.

①번 문장을 보세요. ‘무엇이(주어)’에 해당하는 ‘무명가수’와 ‘어찌하다(서술어)’에 해당하는 ‘것이다’가 어울리나요? ‘무명가수가 ~ 노래한다’거나 ‘무명가수의 소망은 ~ 노래하는 것이다’ 라고 써야 맞지요.

②번 문장은 어떻습니까? ‘우리 누나의 꿈’이 뭔가(해외여행)를 하려고 한다는 말인데 어색합니다. 꿈이 무생물인데 사람처럼 뭔가를 하려고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우리 누나의 꿈은 ~ 해외여행을 하는 것이다’로 쓰면 모를까.

목적어와 서술어도 짝짜꿍이 맞아야 합니다. ‘빵을 하다’는 문장을 보세요. 이상하지요? 빵을 ‘만든다’거나 ‘먹는다’고 해야 합니다. 비슷한 예가 ‘축구를 찬다’는 문장입니다. 얼핏 보면 맞는 것 같지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워낙 많으니까요. 축구를 차는 게 아니라 공을 차는 겁니다. 그러니 ‘공을 찬다’ 또는 ‘축구를 한다'고 해야 맞습니다.

주어를 함부로 생략해도 문장이 일그러지기 쉽습니다.

우리 동네는 예전에는 농촌이었던 곳으로 태어난 곳은 아니다.

누가 태어났다는 건지 알 수 없죠? ‘태어난’ 앞에 ‘내가’ 등의 주어를 넣어야 매끄러운 문장이 될 수 있습니다.

주어뿐 아니라 서술어도 제멋대로 빼면 문장이 무너집니다.

① 시험 발표 뒤 얼마 동안은 기쁨으로 무얼 할지도, 해야 할 일도 없었다.

② 선생님은 우리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고, 운동도 권했다.

①번 문장에서는 ‘무얼 할지도’ 위에 이어져야 할 서술어가 빠져 문장이 어색해졌습니다. ‘몰랐고’란 서술어를 붙이면 자연스러워지지요. ②번 문장에서는 뒷부분을 ‘운동도 열심히 하라고 권했다’고 써야겠지요.

문장을 간결하게 쓰기 위해 목적어를 무리하게 생략해도 부자연스러워지기 쉽습니다.

인간들은 한편으로는 자연에 순응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용하면서 살아왔다.

‘자연’을 반복하는 대신 쉼표를 썼는데 엉터리 문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자연에 이용하면서’란 표현은 말이 안 되지요. ‘자연을 이용하면서’로 해야 맞거든요.

목적어가 여러 개일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목적어 각각에 어울리는 서술어를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① 방학 동안 게임과 소설을 읽었다.

② 우리는 승리했다는 기쁨에 노래와 춤을 추었다.

①번 문장을 볼까요? 소설은 읽는 것이 맞지만 게임은 읽는 게 아니잖아요. ‘~게임을 하고 소설을 읽었다’고 해야지요. ②번 문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춤을 출 수는 있지만 노래를 출 수는 없지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로 해야 합니다.<시공주니어 '글쓰기 걱정, 뚝!' 요약 발췌>

저작권자 © 자연치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