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한 감독 연출…2월 6~7일 서울 신촌성결교회서 막올려
배우 한인수 주인공 맡아…동료 연예인들 우정 출연
지난달 목회자들 대상 갈라공연서 작품성 인정 받아

‘갈취하는 사기꾼’ 야곱을 하나님께서 새사람으로 변환시키는 과정을 그린 연극 '야곱‘이 전국순회공연에 나선다.

갈릴리예술단 총감독인 이요한 작, 연출로 런닝타임 75분이며 2월 6일과 7일 서울시 서대문구의 신촌성결교회 아천홀에서 첫 공연을 한다.

이요한 감독
이요한 감독

‘야곱’은 ▲대전 유성교회, ▲강화 송해교회, ▲예향교회, ▲우물가선교회, ▲삼척 방주교회, ▲청주 임마누엘교회 등에서도 연달아 공연한다. ‘찾아가는 연극’을 표방한 가운데 오는 8월 하와이에서도 공연하는 등 해외 교민들의 관심도 뜨겁다.(공연 초청 문의: 010-6231-0194)

‘야곱’은 세트와 조명을 없애고 모든 장면에 샌드애니메이션이 움직이게 한 게 특징이다. 지난해 2월 집필을 시작하면서부터 한인수와 최선자를 주인공으로 미리 정해놓고 공연을 준비해 왔다.

배우 한인수 ‘야곱’서 과감한 연기 변신

배우 한인수 장로는 평생 드라마에서 선한 주인공을 해왔다. 그런 그가 이번 연극 ‘야곱’에서는 사기꾼 기질의 성격을 능청스럽게 소화해 내는가 하면,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는 로맨티시스트가 됐다가 얍복강에서 의기양양하게 많은 재물을 과시하는 장면에서는 탐욕의 극치를 보여준다.

반면 고향의 어머니를 그리며 밤하늘의 별을 헤아릴 때는 관객들을 한없이 슬프게 한다. 또한 사랑하는 아들 ‘요셉’이 들짐승에게 찢겨 죽었을 때는 피로 물든 색옷을 들고 절규하는 장면과 얍복강을 건너기 전 형 ‘에서’가 두려워 하나님께 간구하는 장면에서는 처절하리만큼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장면은 얍복강에서 하나님과 씨름하여 이스라엘이란 이름을 얻는 장면이다.

젊은 시절과 노인 시절을 모두 보여줘야 하기에 짧은 시간에 의상과 분장을 거듭 바꿔가면서 공연한다. 석양을 바라보며 그간의 삶을 회고하고 하나님 은혜에 감사하며 절규하는 장면은 시연회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한평생 배우로 살면서 자신의 ‘파이널 커튼(final curtain)’으로 기록될 만한 작품을 찾았다는 한인수는 ‘야곱’이 바로 그 작품이라고 말한다.

최선자 권사, 리브가 역과 극 중 해설 맡아

리브가 역을 맡은 최선자는 영적이면서도 현숙한 아내요 하나님의 사명 앞에서는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야 하는 강한 족장의 아내 역을 연기한다. 사랑하는 아들 야곱을 평생 다시 볼 수 없을지라도 장자로 만들어내야 하기에 멀리 하란으로 떠나보내는 장면은 전반부 연극의 백미다.

기독교 연극에 자주 출연한 바 있는 최선자는 극 중 리브가로 완벽한 변신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로 리브가처럼 삶을 살고 싶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극의 원활한 흐름을 이끌기 위해 중후반부터는 현대의상으로 갈아입고 해설로 나서기도 하는 최선자는 아나운서와 성우로서도 활약했던 실력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목소리로 매력을 뿜어낸다.

이요한 감독과 배우 한인수(오른쪽).
이요한 감독과 배우 한인수(오른쪽).

세트, 조명 생략한 실험적 연극 선보여

이요한 감독은 세트와 조명을 생략한 실험적 연극 선보였다. 예수님이 갈릴리에서 복음을 전하실 때 조명과 무대가 따로 필요 없었고, 실제로 지금도 목회자들의 명설교는 조명과 세트와 무관하다는 것에서 이런 발상을 하였다. 예배를 드리는 것처럼 관람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 작품을 예배당 짓는 것처럼 만들라는 주님의 응답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짧은 시간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전 석 매진시킨 2011년 뮤지컬 “드림헤어”를 비롯해 국가 청소년 위원회 우수작품 ‘리틀맘 수정이’, 연극 ‘아이 노우 유’, 대형뮤지컬 ‘갈릴리로 가요’ GOOD TV ‘금주의 말씀송’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쏟아내왔다. 기독교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고 국립창극단과 문화재청 등에서도 다양한 작품을 발표한 ‘멀티플레이어’다.

2018년 작고한 기독 희곡의 선구자인 극작가 이반 선생은 이요한은 실험적이거나 모험적이어서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으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주인공이라며 극찬한 바 있다.

연예인 추상미 ,최선규, 박기량, 홍승옥, 장광 등 우정출연

중요한 장면마다 인기 연예인들을 투입시켜 극의 빠른 회전을 전개시켰다. 극 중 야곱이 세겜에서 실패한 후 다시 벧엘로 올라가는 장면은 배우 추상미와 최선규 아나운서가 영상 해설로 출연한다.

VJ특공대로 유명한 성우 박기량은 야곱의 넷째 아들 ‘유다’역으로, 서프라이즈로 유명한 성우 홍승옥은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역으로, 성우 겸 배우 장광은 ‘이삭’역으로, 중견 탤런트 이주석과 김희령은 언텍트 출연으로 각각 ‘라반’과 ‘레아’역으로 연기 경쟁을 한다. 그 밖의 하나님, 에서, 요셉 등 여러 목소리도 나온다.

야곱 한인수
야곱 한인수

찾아가는 연극...샌드에니메이션과 뛰어난 영상기술 눈길

이요한 감독은 8개월에 걸쳐 ‘야곱’을 완성했다. 전체 5장으로 나누어 각 장의 이야기를 다양한 연극 기법을 활용해 복잡한 인물들을 정리했다.

우선, 언텍트 방식을 이용했다. 4천 년 전 하란으로 이동하여 고대 근동의 인물들을 화면으로 불려 들였다. 무대 위의 야곱과 ‘리얼타임’으로 대화를 시도한 것이다.

‘야곱’의 매력은 찾아가는 연극에 있다. 여건상 극장으로 관객을 불러 모을 수가 없는 코로나 대유행에 맞서 관객을 직접 찾아 나선다. 전국 어디나 특히 교포들이 사는 해외까지도 찾아갈 예정이다.

극중 샌드애니메이션 장면..
극중 샌드애니메이션 장면..

이를 위해 이요한 감독은 세트와 조명을 과감하게 없애고 한국 최고의 샌드아티스트 김상식을 불러 모든 장면에 샌드애니메이션이 움직이게 했다.

야곱이 꿈을 꾸며 하나님을 만날 때 사닥다리를 오르내리는 천사들의 장면과 아브라함부터 시작된 야곱의 복잡한 가계도, 또 야곱이 식솔들을 이끌고 애굽으로 이주하는 행렬 등 수많은 장면이 쉴새 없이 스크린으로 소개된다. 이것은 배우들의 영상과 목소리에 섞여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야곱’은 스페이스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뛰어난 영상미로 전체 60개가 넘는 음악, 효과, 영상 등 극적 소스들을 만들어낸다. 대형뮤지컬 못지않은 공연 기법을 구사한 것이다.

리브가 최선자
리브가 최선자

갈릴리예술단의 창단 작품

연극 야곱은 ‘갈릴리예술단’의 창단 작품이다. 갈릴리 작은 마을에서 시작하여 복음이 세상에 널이 퍼져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갈릴리예술단”은 신촌성결교회 박노훈 담임목사(월드비전 이사장)가 직접 지어준 이름이다. 탤런트 한인수, 최선자를 비롯해 기독교 연예인들이 주축이 된 단원들과 이요한 감독을 비롯한 언론방송계의 다양한 기독교인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주요 장면]

주인공 야곱은 기독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도 웬만큼 다 알고 있는 인물이다. 야곱은 사기꾼 기질이 강하고 이름 자체가 ‘갈취하는 자’라는 뜻으로 팥죽 한 그릇으로 배고픈 형 에서를 속여 장자권을 빼앗고, 후에 노안으로 눈이 어두워진 아버지를 속여 축복권까지 가로채는 등 이름대로 사기를 친다.

그러다 앙갚음하려는 형을 피해 당시 메소포타미아 하란(외삼촌의 집)으로 도망가는 도중 꿈에서 하나님을 만난다. 하란에서 라반의 둘째 딸 라헬에게 반해 7년간 머슴살이를 한 후 첫날밤을 치르지만, 다음 날 아침 눈을 떠보니 라헬의 언니 레아였다.

야곱의 인생은 계속해서 속고 속이는 인과응보의 결과로 연결된 듯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야곱을 끝까지 놓지 않으시고 새 사람으로 변화를 시킨다.

극중 샌드애니메이션 장면.
극중 샌드애니메이션 장면.

야곱의 인생 여정에 항상 하나님이 개입하셨지만, 그것을 깨달을 때까지 야곱은 많은 시간이 걸렸다. 후에 ‘얍복강’ 사건을 통해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받게 된 야곱은 지난 삶을 뉘우친다.

이 연극의 하이라이트는 ‘얍복강’ 장면이다. 야곱은 환도 뼈가 이골이 되어 절뚝이면서도 하나님의 사람(천사)을 놓지 않고 붙들고 늘어진다. 그 사람은 날이 새려 하니 그만 가게 해달라고 하지만 야곱은 축복해 주지 않으면 보내지 않겠다고 맞선다. 시간이 지나고 있는 사이 야곱은 그 사람의 정체를 서서히 느끼고 있었다.

이주석(라반 역)과 김희령(레아 역. 오른쪽)
이주석(라반 역)과 김희령(레아 역. 오른쪽)

하나님의 사람은 야곱에게 이름을 물었다. “야곱입니다. 움켜쥔 자 야곱입니다. 평생 속이고 속고, 도망치고, 빼앗았던 제가 바로 야곱입니다. 내 입으로 나의 이 옹졸한 이름을 토설케 하는 당신은 도대체…….”(극 중 야곱의 대사)

그러다 그 순간 “아, 이분은 하나님이 보낸 사람이구나! 아니, 이분이 바로 하나님이시구나! 나를 죽일 수도 있는데, 지금 관용의 은혜를 베풀고 있구나!”

야곱은 비로소 지금 누구를 붙잡고 있는지를 알았다. 아니, 무엇을 붙잡아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싶었고, 장인의 칭찬을 듣고 싶었고, 라헬의 마음을 훔치고 싶었던 순간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많은 탐욕과 재물과 권력…. 움켜쥐었던 것들이 마치 모래알처럼 자신의 손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지면서 야곱은 죄를 자백하고 있었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야곱은 더욱 세게 그분을 붙잡았다. 아니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소리쳤다.

“하나님, 나의 하나님! 나는 하나님의 영적인 축복을 갈망하는 야곱입니다.”(극 중 야곱의 대사)

박노훈 월드비전 이사장 “성도들 위로하는 작품” 극찬

신촌성결교회 박노훈 담임목사(월드비전 이사장)는 ‘야곱’이야말로 코로나 대유행으로 지쳐있는 성도들을 위로하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야곱처럼 우리도 다시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야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극 전체가 하나님의 사랑을 담고, 화해하고 용서하는 메시지가 있었다고 평했다.

연극 ‘야곱’은 지난 1월 4일 수원 명성교회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대신총회) 신년감사예배에 황규식 총회장의 초청으로 갈라 공연을 선보였다. 또 같은 날 오후 2시엔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하근수 감독)가 열린 동탄 시온교회에서도 갈라 공연을 해 천 이백여 명의 목회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1월 25일 또 한차례 기흥 ICT 발리 컨벤션홀에서 열린 목회자들의 세미나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사진 제공 '갈릴리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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