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전 중앙일보 기자, 역사소설 출간
‘이순신의 항명-광화문으로 진격하라’
다시 새나라 만들 때 됐다는 메시지 담아

이순신은 마치 위관(委官 재판관)이 된 듯 대역죄인을 심문하기 시작했다.

“먼저 임금의 아시타비(我是他非)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소. 나는 절대 옳고, 너희는 절대 그르다는 식의 오만방자한 태도가 나라를 망쳤소. 동의하시오?”

“…….”

“침묵은 동의로 간주하겠소. 그럼 이제부터 왕이 자행한 ‘망국적 죄상 4개’에 대해 본격 심문에 들어가겠소.”

이순신은 왕(선조)이 인사를 망친 것, 국방과 외교의 실책, 당쟁의 폐해 이용, 경세제민의 파탄 등에 대해 조목조목 따졌다.<본문 248~249p>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 같은 혼용무도(昏庸無道)의 시대다. 위정자들의 위선과 무능, 인사 망사, 집값 폭등, 소상공인 폭망, 탈원전의 국가 자살행위 등 현 정권의 민낯은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旣視感)을 불러일으키는 데서 이 역사소설은 시작되었다.

위정자의 실정과 실덕, 적폐를 개관하건대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당시 왕(선조)의 아시타비는 오늘날 오만과 아집, 불통의 내로남불이 됐고, 당파로 갈려 국정을 농단했던 당쟁은 편 가르기로 나타나 ‘내 편’의 잘못에는 무한 관용을, 상대편에게는 억지 논리로 찍어누르려는 공격적인 추태로 드러나고 있다. 민생을 등한시하는 위정자들의 밥그릇 싸움은 심판받아 마땅하다.

이 역사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이순신이 1597년 2월 한산도에서 의금부로 잡혀 왔다가 특사로 풀려난 때부터 1598년 11월 19일 노량해전에서 살신순국한 1년 9개월 동안의 고난과 역경의 기간이다. 공간적으로는 백의종군 길에서 만난 백성들의 민낯, 탐관오리의 가혹한 세금 수탈, 백성의 고혈을 짜내는 방납업자의 협잡질, ‘무자격자’ 원균의 칠천량 패전, 도공의 피랍과 일본 국부의 창출로 인한 선조의 여적죄(與敵罪) 혐의, 당쟁의 폐해, 고난의 수군 재건, 중과부적의 명량해전, 최후의 노량해전 등 굵직한 사건을 다뤘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여야의 잠룡들은 표심을 겨냥한 각양각색의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현 정권의 실정을 지적하거나 과오를 반성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나 대체로 미덥지 못하다. 외교, 안보, 국방, 경제 등 주요한 이슈가 있지만,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로 당장 국민들의 의식주가 위협을 받는 때다.

정치의 요체는 경세제민으로 부국강병과 민생안정이다. 그러나 이 정권은 내로남불, 위선, 불평등, 불공정 등으로 점철되어 불신벽을 너머 타파되어야 할 적폐가 되고 있다. 특히 2030 세대는 ‘조국 사태’로 빚어진 불공정에 분노하고 있다. 기득권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천민(賤民)자본주의의 탐욕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다’는 대통령의 말에 속았다면서 치를 떨고 있다. 또 인사가 망사가 된 이 정권 고위공직자들의 위선, 거짓, 무능, 불공정의 비정상이 드러남으로써 나라를 바로 세우지 않고는 곧 망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심의 이반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부동산 정책의 패망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으로 2030 세대들의 ‘노~오~력’은 수포가 되었고, 청년실업의 고착화와 함께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의 절망감에 싸여있다. 2030 세대는 보수·진보 이념보다 ‘누가 자신들의 삶을 지켜줄 것인가’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곧 다가올 택군(擇君 왕을 선택함)에 방점을 찍는 것이다. 대선주자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이렇다 할 사람이 금세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정치인하면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에 빠져 꿀단지에서 허우적대고 모습으로 떠오를 뿐이다.

민심이란 유혜지회(有惠之懷)한 것이어서 나에게 베풀어주는 사람을 따르게 마련이다. 400여 년 전 임진·정유재란 때에도 기아에 허덕이던 백성은 그가 왜놈이건 되놈이든 누구이든 간에 먹을 것을 주는 자에게 마음이 쏠렸다. 무항산 무항심이다. 곳간에서 인심 나오는 법. 먹고 살아갈 방도가 없으면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일정하게 한곳에 머물지 못하는 게 정해진 이치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 했다. 물(백성)은 배(왕)를 띄우기도 하지만 성난 민심은 배를 엎어버리는 게 불변의 진리다. 불행한 대통령의 모습을 다시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음 대통령은 절대 왕조시대 세습군주처럼 아무나 되면 안 될 것이다.

역사에 가정(Historical If)은 없다지만 가정(假定)에서 당시의 ‘먼 미래가 바로 오늘’이라는 현재성을 확인하고 온고지신의 지혜를 발견하는 일은 꽤 흥미로운 일이 될 터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환생한 이순신은 선조 치세 40여 년의 폐정과 적폐를 꼬치꼬치 따져 묻는다.

이순신은 자신 앞에 무릎을 꿇은 존명사대론자인 선조에게 “배편을 마련해 놨으니 ‘당신의 나라’인 명나라로 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본문 251p>

“선조가 될 것인가?” “이순신이 될 것인가?”

나라를 다시 세우는 재조산하(再造山河)의 꿈, 그 꿈을 가진 ‘백마를 탄 초인’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저자 소개> 김동철

광화문 부근에서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이순신 장군 동상 언저리를 맴돈 지가 벌써 40년이 넘었다. 어느 날 문득 ‘구리 이순신’의 속내가 궁금해 시작한 연구는 이순신 유적지 답사로 이어졌다. 10여 년 동안 수차례 답사를 하다 보니 책이 나왔고, 논문이 발표됐다. 그 사이 공무원, 군인, 교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많은 강의를 했다.

오늘날 혼탁한 세상에서 ‘난세의 영웅’ 이순신은 ‘나라를 다시 만들라’는 재조산하(再造山河)의 사명을 띠고 역사소설의 주인공으로 환생했다. 햇볕에 바래 역사가 된 그 정신과 달빛에 물들어 신화가 된 그 인품이 불현듯 그리워진다.

저서 : ‘환생 이순신, 다시 쓰는 징비록’ ‘우리가 꼭 한번 만나야 하는 이순신’ ‘이순신 유적 답사기’

논문 : ‘정조와 박정희의 지도이념이 된 이순신 정신’ ‘이순신 시조에 나타난 인성’

학력 : 경복고, 한국외대,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명지대 대학원 졸업(교육학 박사)

경력 : 성결대 객원교수, 해군발전협회 연구위원, 전 이순신리더십국제센터 운영자문위원장, 전 중앙일보 기자

<목차 소개>

프롤로그

역사의 교훈을 또 잊을 것인가

추천사

혼탁한 시대에 던지는 구세의 메시지(윤동한)

공직자는 물론 청소년에 권하는 이유(장정길)

01. 두 자루의 칼

02. 악연이 된 인연

03. 선조(宣祖)의 의심

04. 천형의 가시밭길

05. 유전무죄 무전유죄

06.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07. 최악의 실패 인사

08. 칠천량 패전(敗戰)

09. 삼도수군통제사 재임명

10. 무너진 수군의 재건

11. 열두 척의 배

12. 풍운의 전쟁포로

13. 일본에서 꽃피운 도공

14. 왕이 버린 민초의 분노

15. 붕당(朋黨)의 폐해

16. 민심의 이반(離叛)

17. 천행(天幸) 명량해전

18. 왜놈 얼레빗 되놈 참빗

19. 노량 앞바다의 혈투

20. 재조산하(再造山河)

 

저자 김동철
저자 김동철

<출판사 서평>

위정자의 실정에 지친 국민이 이순신을 역사 밖으로 불러냈다!

혼용무도(昏庸無道)의 시대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잘못된 정치로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지금 위정자들은 민생을 외면한 채 사리사욕, 당리당략에 빠져 꿀단지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롭다’는 지극히 아름다운 말을 입 밖에 냈으나 집권 내내 경제와 치세에서 실정(失政)을 거듭한 결과, 이 수사(修辭)는 공허한 외침이 되고 말았다.

당장 생활고에 시달리는 민심의 분노는 가히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이 시대 불합리와 부조리, 모순이 판치는 이유는 무자격 국정 운영자들의 무사안일과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얄팍한 포퓰리즘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정치란 경세제민(經世濟民)을 달성하는 일이다. 세상을 잘 다스리고 민생고에 시달리는 백성을 구제하는 것이다. 과연 이 시대 위정자들에게 그런 기대를 할 수 있을까. 어떤 일이건 성패는 사람이 가른다. 이 정권 고위공직자들 면면을 살펴보면 ‘인사가 망사(亡事)’라 할 정도로 인사권자의 용병·용인술은 참패했다.

또 부동산 정책실패에 따른 집값 폭등, 청년 실업 고착화,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인한 소상공인 폭망, 탈원전의 국가 자살행위 및 잇단 성추문은 이 정권의 수명이 다했음을 알리는 조종(弔鐘) 소리와 같다.

모름지기 국가 지도자는 경세와 치세를 담당할만한 실력, 부국강병의 전략을 가져야 한다. 이런 자질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지도자가 됐을 때 끔찍한 국가 대참사는 민심의 이반과 생존 투쟁, 급기야 혁명까지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절대 왕조시대 세습군주처럼 아무나 왕이 되면 안 되는 것이다.

이 정권 최대 참사인 ‘조국 사태’는 기득권이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천민(賤民)자본주의의 탐욕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위선, 거짓, 무능, 불공정으로 촉발된 2030 세대들의 잠재된 분노가 대폭발했다. 민심을 외면한 대통령은 그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마음의 빚’ 운운하며 조국에 대한 망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 했다. 물(백성)은 배(왕)를 띄우기도 하지만 성난 민심은 배를 엎어버리는 게 불변의 진리다.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의 오만과 아집, 불통이 대통령 입장이다 보니 그 추종자들도 ‘우리가 남이가’라는 한통속으로 결집해 상식과 정의로움을 파괴하는 국정 농단의 홍위병이 되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 선거철이 도래했다. 대선을 앞두고 대권욕에 불타는 주자들은 입만 열면 국민을 내세운다. 그 진정성은 적폐청산 의지와 미래비전 제시에서 국민의 선택으로 판명될 것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바람 앞의 촛불 같은 대한제국의 멸망을 눈앞에 두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선생은 한일병합 2년 전인 1908년 ‘수군제일위인(水軍第一偉人) 이순신’이란 소설을 대한매일신보에 연재함으로써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극일(克日)의 대명사인 ‘난세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역사 밖으로 불러냈다.

필자 역시 대한민국의 혼탁한 시대상을 보면서 400여 년 전 임진·정유재란 때 나라와 백성을 살린 구국의 선봉장인 이순신 장군을 급히 찾게 되었다. 요즘 차곡차곡 쌓여가는 무능한 정권의 적폐는 언젠가 봤던 것 같은 기시감(旣視感)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상황을 대체로 살펴보건대 신통하게도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단군 이래 미증유의 7년 전란 속에서 국왕(선조)의 위기관리 부실은 반면교사로 남아 오늘날 유비무환의 교훈을 일깨운다.

역사소설 ‘이순신의 항명-광화문으로 진격하라’는 종전 후 수명이 다한 조선은 없어져야 할 나라로 보고 재조산하(再造山河), 즉 다시 새로운 나라를 만들 때가 됐다는 메시지를 만천하에 전하기 위해 탄생했다. 재조산하는 전략가 이순신 장군이 그토록 만들고 싶어 하던 이상향이었다.

시대적 배경은 1597년 2월 한산도에서 삭탈관직 된 후 한성 의금부로 끌려온 때부터 이듬해인 1598년 11월 19일 노량해전에서 살신순국한 1년 9개월 동안의 고난과 역경의 시간이다. 공간적으로는 백의종군 길에서 만난 백성들의 민낯, 가혹한 세금 약탈인 가렴주구, 탐관오리와 결탁한 방납업자들의 도둑질, 원균의 칠천량 패전과 도공의 피납 등 국왕의 여적죄(與敵罪) 혐의, 민생을 내팽개친 당쟁의 폐해, 고군분투 속 수군 재건, 중과부적의 명량해전, 살신성인을 이룬 노량해전 등 굵직한 사건을 다뤘다.

세월이 어수선한 마당에서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超人)’을 기다린다. 그 초인은 환생한 이순신 장군일 수도 있고 다른 경세가, 아니면 전략가일 수도 있겠다. 이러한 상상력으로 시작된 책은 9할가량이 고증된 역사적 사실이고 나머지는 ‘가능한 허구’를 필자의 상상력에 의해 판타지 기법으로 풀어놓았다.

역사에 가정(Historical If)은 없다. 그러나 역사의 가정에서 당시의 ‘먼 미래가 바로 오늘’이라는 현재성을 확인할 수 있다면 꽤 유익하고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역사에서 ‘옛것을 익히고 미루어 새것을 배우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선조가 될 것인가?” “이순신이 될 것인가?”

오늘날 국정의 난맥상과 대륙과 해양세력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한반도의 운명! 내우외환을 맞은 이때, 재조산하를 꿈꾸는 백마 탄 초인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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