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최대한 객관적으로 본 대선'
(여권을 중심으로)

인터넷 여론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강세

1. 인터넷 여론은 여전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강하지만, 바닥의 정서는 오히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훨씬 단단해 보인다. 윤석열 전 총장이 현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국민들의 정서적 구심점 역할은 일정부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가계약조차 되지 못하는 호감 수준인 것 같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상당한 수준의 실계약을 따내서 이미 꽤 많은 현금을 확보한 기업 같다고 할 수 있다.

대선까지의 10개월은 길고 길어서 앞으로 어떤 돌발변수들이 생길지 알 수 없지만, 내일 당장 선거일이어서 돈을 걸라면, 나는 이 지사쪽에 걸고 싶다.

바닥 정서는 이재명 도지사 '최고 단단'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경기도청 누리집)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경기도청 누리집)

2.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가장 큰 강점은 지난 3년간 뭔가 일을 했다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거다. 지방자치단체장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기도 했지만, 그는 민주당의 부정적 행보에서 상당부분 비껴나 있었다. 거기다 근래들어 국민적 밉상이된 소위 '586운동권' 출신들과도 거리가 있는 편이다.

뿐만 아니라 소위 "극문 네티즌"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공격을 받았던 것도 오히려 새옹지마가 되어, 그의 입지를 강화시키는 쪽으로 작동하는 것 같다. 아마 앞으로도 일단의 네티즌들의 이 지사에 대한 공격 강도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그의 입지는 훨씬 더 튼튼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크다. 한때는 굉장히 많이 불리한 위치들이 어느순간 유리한 위치로 변한 걸 보면, 정치도 참 요지경인 셈이다.

이재명 지사의 '숙제' 여전히 있어

그러나 이재명 지사의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주류 소수파로서 대통령에 당선했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체로 소수파를 자신들의 최고지도자로 삼고 싶어하지 않는다. 세계적 재난 이후를 끌고갈 지도자라면 응당 다수로부터 폭넓게 지지받아 내부의 잡음을 차단하면서 국정을 이끌어 주길 원할 거라고 본다.

이 지사가 얼마나 넓은 품과 포용력을 발휘할런지, 자연스럽게 다수파의 중심으로 어떻게 전환할지, 또 충돌과 투쟁의 이미지를 일소하고 어떻게 세련한 미래 지도자로 변모해 갈지, 이런 요소들은 여전히 이 지사에게 남은 숙제고, 국민들은 매우 날카로운 시선으로 이런 면모일신을 지켜볼 거라고 생각한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일부 보수에게도 호평

정세균 전 국무총리(사진=페이스북)
정세균 전 국무총리(사진=페이스북)

3. 이 지사가 많이 앞서긴 하지만, 민주당의 다른 주자들에게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실제 내가 만나본 영남지역의 기업인이나 보수적 인사들에게조차 매우 호평을 받는 정치인이다.

하지만,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정서에 국민적 피로감이 존재하고 (아무리 좋은 정서도 3대를 이어가긴 쉽지 않음) 대법원 판결이 6월이어서 실제 대선을 준비할 시간적 한계 때문에 이번은 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만 매우 좋은 자질로 미래가 크게 기대되는 정치 지도자임에는 틀림없다.

총리를 그만둔 뒤 두어 번 작은 실책이 있었지만,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여전히 좋은 지도자감이다. 온화한 이미지와 합리적 성품, 무엇보다도 가장 어려운 시기에 총리로 고생만 했다는 안타까운 시선이 분명히 존재한다. 기업을 했던 경험 또한 기대감을 주기에 좋은 이력이고, 지역적으로도, 이념적으로도 크게 비토가 없다는 강점이 있다.

정세균 경선 승리한다면 바람 거셀 것

만약 정세균 전 총리가 경선을 승리한다면, 가장 강한 이재명 지사를 꺾고 나온 결과가 되기 때문에 그 바람도 매우 거셀 것이다.

김경수 경남지사(사진=페이스북)
김경수 경남지사(사진=페이스북)

하지만, 지금의 방향성으로는 아마도 경선에서 비벼보기가 힘들 것이다. '장유유서' 발언이야 의도의 왜곡이 있다손 치더라도, 광주의 뜬금없는 방명록은 그냥 나온 게 아닐 거다.

주로 SNS 여론을 장악한 민주당 내 일부 당원 정서는 국민 일반 정서와 완전히 반대방향이고, 민주당의 당내 경선은 200만 이상이 신청하고, 100만 이상이 참여하는 국민경선이란 걸 상기해야 한다.

100만 명이 참여하는 경선은 절대 일반국민정서와 다르게 가지 않는다. 정세균 전 총리 캠프는 빠르게 국민정서의 트랜드를 읽어내야, 그나마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는 걸 이해했으면 좋겠다.

현직 대통령 지지율 20% 이상 때 정권교체 사례 없어

4. 어떤 정권이건, 정권 말기가 되면 대통령은 국민 일반의 욕받이가 되는데, 우리 국민들은 어느 민주국가보다도 이런 경향성이 특히 강하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정치하기 진짜 힘든 나라지만, 그럼에도 이런 점들은 역동성과 비판의식이란 측면에서 나는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게 더 많다고 보는 편이다.

선진국 중에서 무슨 짓을 해도 정치 지도자를 가장 욕하지 않는 나라는 일본이고, 일본의 민주주의 지수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일본이 서서히 패퇴해 가는 데는 이런 국민들의 수동성이 크게 한몫 하는 것 같다.

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계치의 범례로는 아직 적지만,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20% 이상에서 정권교체가 된 사례는 없었다. 김영삼, 노무현, 박근혜. 정권이 교체되었던 현직 대통령들은 모두 임기말 지지율이 최저 10% 미만으로 가라 앉았었고, 김대중,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악에도 20% 좀 넘는 수준을 유지했다.

또한 정권승계는 대체적으로 현직 대통령 열혈 지지자들로부터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지도자들로부터 재창출되었다. 노무현이 '동교동'으로부터 딱히 환영받지 못했고, 박근혜는 '친이'들로부터 쫓겨났던 이력까지 있다.

이 말은, 대권 후보의 지지정서와 현직 대통령의 지지정서가 어느정도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두 정서의 지지가 결국 합쳐져서 다수 지지를 확보하는 게 정권 재창출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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