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연습중단했다가 가까스로 공연
8회 평균 60명 '거리두기 객석' 메워
프로가 지도하고 아마와 협동하는
생활연극의 전형 눈길
찰스역 신황철 단연 돋보여
화가 김혜주 배우데뷔 파격연기

사진=한국생활연극협회 제공
사진=한국생활연극협회 제공

프로와 아마의 환상 콜라보. 코미디에 도전한 생활연극 <호텔특실>(유승희 연출, 한국생활연극협회 주최)이 4일간 8회 공연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연습을 중단했다가 가까스로 공연이 실현된 <호텔특실>은 프로 경력 40년 이상의 고인배 배우를 비롯해 최진택 신황철 등 전문 배우와 이화시 공성신 송경배 김진태 장민정 박금옥 강경림 현진 이주연 그리고 서양화가 김혜주 등 아마배우가 함께 연습하고 무대를 꾸몄다.

프로가 지도하고 아마와 협동하는 생활연극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유승희 연출은 배우의 기본인 화술을 강조하여 배우들의 목청을 트게 했고 빠른 템포의 동선을 익히게 했다. 그럼에도 초반에 무대 적응을 못해 객석의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중반 이후에는 프로 버금가는 앙상블과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마지막 4회에서는 배우들의 열연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단연 돋보이는 배우는 찰스 역의 신황철이었다. 극중에서 유행에 민감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역을 맡은 그는 다소 여성스러운 말투와 몸짓으로 초반부터 관객의 시선을 끌었다. 공사 중인 아파트 안주인 소피아와의 침대소동에서 신황철 배우는 입술 문양이 새겨진 팬티 차림으로 무대를 누비고, 좌충우돌 중에 중년 신사 제임스와 한 침대에 숨는 등 돌발적인 행동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가정부 아실리와 밀애 중인 촬스는 여성스런 행동으로 인해 "당신 게이 아냐?" 하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흥! 난 아실리가 좋거든요" 하며 객석을 향해 넉살을 떨기도 했다.

사진=한국생활연극협회 제공
사진=한국생활연극협회 제공

청년극단 패를 만들어 직장 연극을 주도해온 신황철 대표는 노동자연극제에서 배우와 연출로 각종 상을 휩쓸었다. 그는 또 (사)한국생활연극협회 창립 당시 이사로 참여하여 < 맹진사댁 경사> 등 생협 공연의 무대를 제작해 생활연극의 기틀을 놓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영환 연출 <바보 리어>에 출연해 프로배우로 인정받은 그는 이번 <호텔특실>에 프로배우로 참여, 아마 배우들과 멋진 앙상블을 이뤄냈다.

신 배우는 함께 연습하던 쵤스 역의 또다른 배우가 개인사정으로 하차해 8회 공연을 원캐로 뛰었다. 그뿐 아니라 유승희 연출과 함께 무대를 제작 설치하기도 했다. 공연 직전 교통사고를 당해 그 후유증으로 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는 매일 한방 치료를 받으며 무대에 서고 있다. 신황철 같은 1인 10역의 맨파워가 있음으로 해서 (사) 한국생활연극협회는 지난 3년간 공연과 경연, 축제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서양화가 김혜주 작가도 출연해 배우 데뷔와 함께 파격 연기를 펼쳤다.

밀회를 즐기는 개방적 여성 캐서린 역을 맡은 김 작가는 노출 심한 코르셋 차림으로 침대를 오르내리는 연기로 열정을 쏟았다. 속옷 차림으로 무대를 가로지르는 김혜주 배우의 당당한 워킹은 <호텔특실>의 하이라이트로 관객의 시선을 독점했다.

캐스팅에 고전하던 <호텔특실>에 김혜주 배우는 보석 같은 인재이자 커다란 선물이 아닐 수 없었다. 그의 연극 도전은 생활연극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었고, 지평을 넓히는 큰 역할을 해 주었다.

사진=한국생활연극협회 제공
사진=한국생활연극협회 제공

김 작가는 자기 세계가 분명한 개성적인 작업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초식 동물인 코뿔소에 비유해 다양한 주제로 변용시킨 회화 작품들로 <무소의 뿔처럼 가다> 등 14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결혼과 이혼, 자녀 양육과 생업을 병행하면서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아오며 그 감성을 화폭에 쏟아온 김 작가는 그림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친지로부터 생활연극에 도전해 보라는 권유를 받고 자석처럼 이끌렸다고 했다.

코로나 여파로 관객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8회 평균 60여명이 거리두기 객석을 채웠고, 18일 낮 저녁에는 160명이 넘게 관객이 입장해 만원을 이뤘다.

마지막 공연에선 협회의 이규식 최성웅 최영환 부이사장, 박정재 양문정 정달영 이사, 지회 지부에서 경기 북부 김포지회에서 진창용 지부장 외 6명, 경기 남부 김창환 지회장 외 1인, 경기 가평 김영민 배우 외 3명, 대전 강애란 지부장, 서울 강동 임창용 배우 외 1인, 서울 용산 이촌1동 마을극단 양문정 단장 외 9명 등이 자리를 빛내 주었다.

코로나 여파로 관객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8회 평균 60여명이 거리두기 객석을 채웠고, 18일 낮 저녁에는 160명이 넘게 관객이 입장해 만원을 이뤘다.
코로나 여파로 관객이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8회 평균 60여명이 거리두기 객석을 채웠고, 18일 낮 저녁에는 160명이 넘게 관객이 입장해 만원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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