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때아닌 막말 논란이 한창이다. 미통당의 차명진이나 김대호 후보자는 막말 논란으로 당에서 제명될 위기에 처했다.

김대호 후보의 "정상인도 나이 들면 장애자"란 말은 전혀 틀린 말도 아니고 막말도 아니다.

차명진 후보자의 세월호 천막 속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언급도 이미 언론에까지 보도가 되어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팩트이다.

사생활에 관한 사안인가에 대하여는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당사자가 스스로 발설을 했다니 제3자가 보호해 줄 가치는 이미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붙임 발언 전문 참조)

아무튼 만약 이런 게 막말이라서 후보로서의 지위를 상실할 정도인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일이다. 이들은 이미 당에서 공천을 받아 선관위에 등록된 선거 입후보자들로서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겨진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막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함부로 지껄이는 말", "속되게 마구잡이로 하는 말"로 풀이되어 있고, 막사발, 막걸리, 막국수, 막일과 같은 막말과 유사한 어감을 가진 낱말들이 있다. 이런 낱말에서 느낄 수 있는 어감은 원조original, 순수, 순박pure, 조야coarse, 거침wild 뭐 이 정도가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막말은 거칠기는 하나 오히려 솔직 담백한 입담은 아닌지 모르겠다. 암튼 이슈가 차고 넘치는 총선판에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이슈는 분명 아니다. 막말 프레임이 덧씌워진 그 말이란 걸 보면 보통은 별 내용이 없다. 내용이 없으니 내용에 대한 비난이라기보다는 그저 막말이니 나쁘다는 식이다. 심하게 말하자면 결국 말꼬투리를 잡는 격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우선 우리 언론의 책임이 크며 그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종편이 무더기로 생겨나면서 너 나 할 것 없이 제작비가 싸게 드는 대담프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유익하거나 흥미를 끌만한 다큐나 연예 오락 프로는 제작비가 비싸다.

그런데 이 대담프로에 주로 나오는 패널들의 면면을 보면 논의 주제에 관한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많다. 대개는 현직 언론인, 변호사이거나 언론계 출신 인사들이다. 무슨 대학의 특임교수네 하는 타이틀은 보통 허명이고 늘 나오는 패널들이 고정 출연하다시피 한다. 이러다 보니 콘텐츠를 갖고 논의 하기보다는 손쉬운 막말 논쟁을 일으킨다.

물론 이것보다 더한 경우는 공영방송이다. 여기서는 제작비가 좀 충분한지 몰라도 주제에 맞는 전문가들을 종편보다는 넉넉하게 섭외를 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패널들을 불러 상당히 편향된 시각에서 대담프로를 진행한다. 막말 논쟁은 과외다. 결국 언론에서부터 편향된, 지극히 비생산적인 가십성 논란거리나 막말 논쟁이 점화되는 것이다.

여기에 개인주의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국민 정서가 더해진다. 우리는 남의 말, 남의 일에 대한 관심이 큰 편이다.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양 사람들에 비하면 확실히 그렇다. 그러니 우리나라는 전 국민적으로 남의 말을 갖고 찧고 빻고 하면서 마냥 세월을 보내고 있다. 매우 비생산적이고 백해무익한 현상이다.

막말 논란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부정적 효과를 수반한다. 이런 분위기에서라면 혹시라도 말실수를 하게 되면 큰일이니 결국 표현의 자유, 더 나아가 사상의 자유까지도 스스로 제약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안 그래도 우리는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드러내기보다는 상대의 눈치를 살펴 가며 말을 조심하는 편이다.

과거 조선시대의 사화 같은 역사적 배경이나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내전을 겪으면서 말조심하는 습관이 알게 모르게 몸에 배게 되었으리라는 추측도 해본다. 일본 사람들의 과도한 예양 문화도 메이지유신 전 약 300년간의 막부 통치 하에서 스파이 정치를 겪어오면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의 조심스러운 언행 습관이 집적되면서 생긴 것이라 한다.

그런데 이런 관습적인 현상 외에 제도 심지어는 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경우도 있다. 5.18만 하더라도 금기어가 되었다. 세월호도 대동소이한 주제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약이 아닐 수 없다. 독일에서는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경우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 아마도 세계적으로 유일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예외일 것이다. 5.18.은 민감한 주제인 만큼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 이 5.18.이 전 세계가 인정하는 홀로코스트와 동격이 되었다.

사실 막말로 보자면 마누라는 1명보다는 2명이 더 좋다든가, 남한이 북한보다 미사일을 더 많이 쏜다든가, 상대편 당에 대하여 "조폭들이 팔에 착하게 살자고 문신을 했듯이 미래당은 무슨 미래당이냐", "지금까지 해온 게 전부 발목 잡기에 토착왜구 다 그런 것이다"

뭐 이런 말들이 더한 막말이 아닐까. 그러나 이런 가십성 막말보다 훨씬 더 위험한 말들이 있다. 겉보기엔 막말이 아닐지라도 내용적으로 막말 이상의 말들이 우리 정치인들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의 부동산 거래 허가제 발언이나 법무부 장관과 서울시장 등의 토지의 국가 소유화 등 토지공개념보다 더 사회주의 쪽으로 나간 발언 또는 여당 원내대표의 총선 후 종교, 언론 등 패권 재편 발언들은 모두 현행 우리 헌법질서를 부정하는 내용으로서 반헌법적일 뿐 아니라 헌법 개정의 한계를 넘어서는 말들이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말이다. 독일에서라면 이런 발언들이야말로 당연히 직을 걸어야 하지만, 웬일인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관대한 편이다. 차명진과 김대호의 막말 정도로 이들의 정치생명이 좌우된다면 이런 '레알 막말'들은 진짜 목숨이라도 내놓아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참고 : 모 방송사 경기 부천시 병 국회의원 후보 토론회 시 차명진 후보 해당 발언 전문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후보

"우리 차명진 의원께서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막말 정치인이신 거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가 다가오고 있는데 우리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해서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 먹고 찜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징하게 해쳐먹는다고 보상금 운운하고 시체팔이 이런 이야기를 해서 우리 유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경악을 했습니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이런 평을 남겼습니다. 사람들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는 줄 알았는데 세월호 참사를 겪고 보니 사람과 짐승으로 나뉘더라 이렇게 말을 할 정도로.. 우리 차 후보께서는 이 발언과 관련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래통합당 차명진 후보

"혹시 쓰리섬 사건이라고 아세요? 저는 2019년에 세월호 관련 글을 쓰기 전에 이미 2018년 5월에 뉴스플러스라는 매체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그야말로 세월호 텐트를 성역화 해서 국민의 동병상련으로 국민성금 모아 만든 그곳에서 잊지 못할 일이 벌어진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숙하기는커녕 박근혜 대통령 황교안 대표를 마치 세월호 주범인 것처럼 몰아친 사람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서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에게 저는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려고 합니다. 제가 표현이 특별히 거칠어서 혹시 당사자가 아닌 진짜 세월호 유가족 마음에 상처를 드렸으면 이 자리를 빌려서 정말 죄송합니다(머리 숙여 인사) 하지만 세월호를 이용해서, 그것을 슬픔의 권력이라고 합니다, 세월호를 이용해서 그야말로 대통령을 억지 누명을 씌워서 쫓아내고 그것을 이용해서 권력을 획득한 자들, 그것을 지금까지 이용해먹는 자들, 그리고 국민의 동병상련을 위해서 세월호 성역 텐트에서 잊지 못한 일을 벌인 자들, 그분들을 향해서 저는 얘기를 한 겁니다. 제대로 한 얘기, 저분들은 이상해요 제대로 말한 것을 자꾸 막말이라고 그래요. 그런 식으로 하면 당신들 말이야, 홍익표 대통령한테 입에 담지 못할 귀태라고 얘기하고, 대통령 누드화 그린 사람들, 당신들 자체에서 처벌했어요? 처벌 안 했고, 당신들한테 아픈 얘기 하는 사람들을 막말 얘기하는 사람들로, 이게 무슨 언어도단입니까?"

김대호 후보 발언

김 후보는 "아래는 오늘 토론에서 했던 발언 전문이다. 발언은 관악구 장애인 체육관 건설 관련 토론에서 나왔다"라며 해당 발언을 적었다.

그가 악의적으로 편집됐다며 공개한 본인의 발언 전문에 따르면, 그는 "일단 장애인들은 대게 1급, 2급, 3급, 4급, 5급, 6급 다양하다.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라며 "(장애인 체육관 건설) 원칙은 모든 시설은 다목적 시설이 돼야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시설이 돼야 한다. 특수장애인을 위해 따로 시설이 돼야 한다"라고 했다.

[출처] '막말' 논란과 표현의 자유|작성자 히든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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