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황효현 시민기자]

아마도 시중 언설중에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말은 '조국' 아니면 검찰 개혁 못하나, 왜 꼭 조국이어야 하나, 저렇게까지 망가지면서 꼭 해야 하나 등인 것 같습니다. 그렇죠. 검찰 개혁이 뭐 꼭 조 국 장관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또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검찰 개혁 이야기가 나온 게 어제 오늘이 아닌데 그러면 왜 조 국 아닌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못했을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못했거나 안 했거나 피했거나 뭔가 사연은 있을 것입니다. 핑계없는 무덤이 없다지 않습니까.

왜 조국이어야만 하는가 하는 문제제기는 지난 50여 일의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점점 조국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뀌고 있는 중입니다. 검찰 개혁, 이거 정말 난제 중의 난제라는 것을 우리가 지금 보고 있지 않습니까. 누가 그 자리에 가더라도 검찰에 칼날을 겨누는 순간, 그는 참빗으로 이잡듯이 탈탈 털릴 각오를 해야 합니다. 전대미문의, 아마도 후세 사가들은 이를 '검란'이라고 기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이런 수사는 결국 왜 검찰 개혁이 필요한가 하는 점을 홍보한 셈이 되어 버렸습니다.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 장면.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 장면.

과연 누가 이런 집중 털이에 버틸 수 있을까요? 정말 자기를 버릴 각오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굳건히 버티는 조 장관을 보면서 나는 정말 이양반이 적임자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 모두 검찰 개혁이 꼭 필요한 과제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기왕 이렇게 탈탈 털린 조 장관에게 개혁을 맡기는 것도 좋은 방안이지 않을까요?

한편, 한국당 입장에서도 조장관의 개혁이 나쁠 이유가 없습니다. 기성언론과 합세한 한국당은 기득권 카르텔이 자기들 것이라는 믿음에서 그 카르텔을 깨려는 조 장관을 물고 늘어지는 것이지만 한국당은 기득권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아둥바둥하는 것이 불과 합니다. 언제든지 검찰의 칼춤에 추풍낙엽처럼 날라가 버릴 수도 있거든요.

조 장관의 검찰 개혁은 어떻게 보면 그런 한국당에도 방패가 될 수 있는 일입니다. 한국당에서 과연 누가 검찰 개혁을 할 수 있겠습니까. 압색 한두 번만 당하면 바로 항복할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은 개혁보다는 영합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자기들이 할 수 없는 일을 누군가가 해결해 준다면 오히려 고마워해야 합니다. 아 어쩌면 한국당이 정권을 잡으면 기득권 카르텔을 더 즐기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온 나라가 새로 태어나는 진통을 겪고 있지만 저는 미래를 낙관합니다. 조 장관이 검찰 개혁의 초석을 놓게 되면 그것은 그것대로 우리에게 좋은 일입니다. 조 장관이 낙마하여 개혁이 암초에 부딪힌다면 단기적으로는 좌절을 느끼겠지만 그것 역시 개혁의 동력을 다시 얻게될 것이라는 점에서 결국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특권이 통하지 않는 사회, 특권이 없는 사회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입니다. 지금 우리는 과거의 특권과 기득권 카르텔이 우리가 나아가는 미래에 얼마나 큰 장애인가를 목격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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