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황효현 시민기자

황효윤 시민기자
황효현 시민기자

우리에게 '강남'이란 어떤 의미와 무게를 가지고 있을까요? 제가 상경하던 시절의 강남은 개발열기가 한창이었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강남이라고 다같은 강남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금싸라기가된 개포동 주공도 처음에는 '개도 포기한 동네'라고 개그에 나올 정도였죠. 우리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강남은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제일 앞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강남은 그래서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고 지탄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강남이라는 말에서 불법과 탈법과 인맥으로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졸부를 연상합니다. 개발정보를 이용한 알박기 투기는 그들의 대표적인 상품이었습니다.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면서 한국의 힘깨나 쓰는 사람들이 강남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명문 학교들이 강남으로 이전했습니다. 8학군은 그렇게 부상하였습니다.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강남을 관통하는 지하철이 몇개나 되는지 ...한번 세어보기 바랍니다. 사통팔달이 된 지하철은 강남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었습니다. 세금으로 부자동네를 더 부자동네가 되도록 만든 셈입니다.

이렇게 해서 강남은 대한민국 속의 강남이 아니라 강남의 강남으로 거듭나게 된 것입니다. 이런 강남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 한때 세계적 선풍을 일으킨 '강남 스타일' 입니다. 지금의 BTS급은 아니지만 이 한곡으로 싸이는 일약 월드스타로 부상하였고 그의 말춤은 유투브를 휩쓸었습니다. 강남 스타일이라는 것을 하나의 문화코드로 육성하여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것은 컨텐츠 비즈니스 차원에서 다시한번 고민해봐야할 사안입니다만 그와는 별개로 우리나라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남 사는 사람들의 부에 대한 생각, 사회를 보는 시각, 그런 것이 뭉뚱거려져 하나의 선민의식으로 드러나는 '강남 스타일'은 저를 불편하게 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강남좌파는 또 어떻습니까. 여기서 강남이 주는 뉘앙스는 물론 불법, 탈법, 편법, 특권 등일 것입니다. 반사회적 방법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들 통칭하는 것일텐데요. 뒤에 붙은 좌파라는 말이 묘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좌파는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예를 들면 노동운동, 민주화 운동, 인권과 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그러니 강남과 좌파는 어울릴 수 없는 말입니다. 불법, 탈법을 일삼은 자가 무슨 인권이며 평등을 논하느냐는 비아냥이 들어있는 말입니다. 크게 보아 틀린 지적도 아닙니다.

그러나 반사회적 방법으로 부를 쌓은 사람들도 이전 세대 사람들이지 지금 세대는 아닙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로 인해 강남의 일원이 되었다 해도 본인 스스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좌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친일파의 자손이 선대의 시행착오를 극복하기 위해 더욱 더 애국 운동에 매진한다면 그것을 나쁘다고 누가 말하겠습니까. 그런 측면이라면 같은 부를 물려받은 사람이라도 강남스타일을 외치는 사람보다는 강남 좌파가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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