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치유
[초대] 일본 근대문학가 하야시 후미코의 소설 공간 사진전
\# 지난해 5월과 6월, 일본의 외딴 섬 야쿠시마(屋久島)에서 열흘 넘게 묵었다. 두 번째 방문인 6월의 어느 날, 나는 ‘산장호텔’이라는 이름의 숙소 로비에서 호텔 밖 창문을 열고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텔은 빨간 다리가 놓여진 강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호텔 로비는 5층. 나는 로비 창문을 열어젖히고 강을 뒤덮은 안개가 걷히길 1시간 째 기다리고 있었다. 카메라 셔터에 손에 얹어놓은 채. 이윽고 비를 머금고 있던 안개가 서서히 길을 터주기 시작했다. 멀리서부터 이마를 서로 맞대고 있던 강가의 작은 집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강 기슭에 몸을 묶은 작은 배들도 따라서 모습을 드러냈다. 안개가 그라데이션처럼 밀려나고 맑은 강이 얼굴을 내밀었다. 때는 왔다. 며칠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순간이었다. 사진은 테크닉 보다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하지 않던가. 셔터 위에 얹은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파인더속 뷰(view)를 맞춰나갔다. 아, 그런데 웬걸. 머리가 명령을 내리지 않았는데도 벌써 손은 셔터를 차르르~ 누르고 있었다. ‘에라 모르겠다. 니(네) 마음대로 하세요’라는 식으로 내버려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