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눈평원에서 맞은 광복 그리고 눈물겨운 피난길
송눈평원으로 가다 지난 세월이야 어찌 되었든 이제 황화순은 부득이 식구들을 거느리고 그 곳을 떠나야만 했다. 울며 겨자 먹기이긴 하나 이미 빈털터리가 된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없었고 동정하는 사람은 더구나 없었다. 그저 어리석은 놈이 싱거운 짓거리를 하다가 어정쩡하게 당했다고 뒤에서 쉬쉬거릴 뿐이었다. 그러던 차 일제 치하의 만몽회사가 치치할의 태래현 쪽으로 조선인 집단이민을 강행하게 되었다. 일제는 태평양전쟁이 가시화되면서 강압적인 흡수통합정책인 창씨개명, 강제징병, 공출제 실시, 집단이민 등 강압정책을 실시하였다. 태래현 집단이민 역시 이런 맥락에서 실시되었다. 태래현 하면 동북평원의 막 끝인 송눈평원 지역이다. 황화순은 애초에 영안지역을 벗어나려고 작심했던 터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솔들을 거느리고 그 이민행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당시 200여 호 되는 집단이민군단이 조직되어 1, 2, 3, 4반으로 편성이 되었는데 황 씨 가족은 4반에 편성이 되었다. 영안 일대에서 떠난 이민행열은 목단강지역을 지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