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김태수 기자의 글쓰기 특강11]

[편집자 주] 언론출판인 김태수 대표(출판사 엑스오북스)의 '초보자를 위한 글쓰기 특강'을 연재합니다. 시공주니어에서 출간한 '글쓰기 걱정, 뚝!'에서 요약 발췌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김태수 대표는 중앙일보NIE연구소, 동아닷컴, 국민일보, 스포츠조선 등 신문사에서 20년 동안 일했습니다. 한동안 중앙일보 공부섹션 '열려라 공부' 제작을 지휘했고, 특히 글쓰기 교육에 관심이 많아 논술 학습지 '퍼니', '엔비', '이슈와 논술' 등의 편집 총책임자로 일하면서 학생들에게 글쓰기 비법을 직접 전하기도 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몸매로 가꾸어 드립니다.’

‘비만은 만병의 원인.’

신문에 끼어 있는 헬스클럽 광고지에서 자주 보는 문구입니다. 왜 군살을 빼 주겠다는 걸까요? 군살이 많으면 건강에 나쁘고 보기도 좋지 않으니까요. 글도 마찬가지랍니다. 군더더기가 많으면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읽기도 나쁘지요.

미국의 유명한 글쓰기 교육 전문가 윌리엄 진서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글쓰기 실력은 필요 없는 것을 얼마나 많이 걷어 낼 수 있느냐에 비례한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글쓰기의 비결은 문장에서 가장 분명한 성분만 남기고 군더더기를 걷어내는 데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하는 단어, 짧은 단어로 대신할 수 있는 긴 표현, 이미 앞에 나온 동사, 뜻이 같은 부사는 쓰지 말라는 겁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문장에서 군살은 어떤 것일까요? 하나 마나 한 말, 중복되는 말, 접말(같은 뜻의 말이 겹쳐서 된 말), 지나치게 꾸민 말, 잘난 체하려고 늘인 말, 상투적으로 쓰는 표현 등이 그런 것입니다. 문제는 쓰는 사람이 그것이 군살인지 아닌지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너무 많이 봐 와서 익숙해졌기 때문이지요. 휴우, 김 기자도 걱정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제 자신도 책 곳곳에 보기 흉한 군살을 드러내고 있을 테니까요. 여러분이 이해하기 쉽게 반복해서 설명한 곳이 많거든요.

자, 그럼 문장에서 군살 제거 수술을 시작해 볼까요?

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

② 열심히 공부를 하도록 하거라.

⇨ 열심히 공부하거라

③ 내일부터 수업을 하기로 하겠다.

⇨ 내일부터 수업을 하겠다.

④ 올해는 실업자가 늘 것이라고 예상을 했다.

⇨ 올해는 실업자가 늘 것으로 예상했다.

⑤ 우등생이 되겠다는 목적을 위해서

⇨ 우등생이 되기 위해서

⑥ 우리 사장님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 우리 사장님은 세금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어때요? 군살을 제거하니 훨씬 보기도 좋고 이해하기도 쉽죠? ‘~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도록’, ‘~하기로’란 말 등을 붙여 문장을 늘일 필요가 없습니다.

‘예상하다’란 동사에 굳이 ‘을’을 넣어 ‘예상을 하다’로 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말이 길어지는 데다 표현도 어색합니다. ‘이용을 하다’, ‘준비를 하다’, ‘확대를 하다’, ‘졸업을 하다’, ‘축하를 하다’ 등도 같은 예입니다. ‘을’, ‘를’을 빼고 한 낱말로 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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