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김태수 기자의 글쓰기특강 5]

[편집자 주] 글쓰기 전문매체 '글쓰기'에서는 언론출판인 김태수 대표(출판사 엑스오북스)의 '초보자를 위한 글쓰기 특강'을 연재합니다. 시공주니어에서 출간한 '글쓰기 걱정, 뚝!'에서 요약 발췌한 내용을 주 1회 소개합니다. 김태수 대표는 중앙일보NIE연구소, 동아닷컴, 국민일보, 스포츠조선 등 신문사에서 20년 동안 일했습니다. 한동안 중앙일보 공부섹션 '열려라 공부' 제작을 지휘했고, 특히 글쓰기 교육에 관심이 많아 논술 학습지 '퍼니', '엔비', '이슈와 논술' 등의 편집 총책임자로 일하면서 학생들에게 글쓰기 비법을 직접 전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말에 붙어 뜻을 더하거나 제한하는 말을 ‘조사’라고 합니다. 한자로 도울 조(助) 자를 쓰지요. 조사는 종류도 많고 비슷비슷한 게 많아 소홀히 다루는데, 그랬다가는 큰코 다치기 쉽습니다. 조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낱말 관계 뿐 아니라 문장 전체의 뜻이 달라지기 때문에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① 방에서 아이들이 있다.

② 골목에 아이들이 놀고 있다.

어느 문장이 맞나요? 둘 다 틀린 문장입니다. ①번 문장은 ‘방에’, ②번 문장은 ‘골목에서’로 써야 합니다. 다시 보니까 그런 것 같죠? 왜 그럴까요? ‘~에’는 뭔가가 있는 장소를, ‘~에서’는 어떤 동작이 이뤄지는 장소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래서 ‘~에’ 다음에는 뭔가가 존재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나타내는 ‘있다’, ‘없다’ 같은 서술어가 나와야 합니다. ‘~에서’ 다음에는 ‘~고 있다’처럼 동작을 표현하는 서술어가 이어져야지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조사 ‘~에’와 ‘~에게’도 잘못 사용할 때가 많습니다.

①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

② 정부는 이 문제를 일본에게 강력하게 항의하였다.

③ 한석이는 날마다 화초에게 물을 준다.

④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자.

위 문장들은 얼핏 보면 맞는 것 같지만 모두 틀린 문장입니다. 동작이 미치는 대상이 사람이나 동물이면 ‘~에’가 아니라 ‘~에게’를 써야 하거든요. 따라서 ①번 문장에선 ‘국민에’를 ‘국민에게’로 고쳐 써야 맞습니다. ②, ③번 문장에서 일본이나 화초는 사람도 동물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에게’를 ‘~에’로 고쳐야지요. 마지막으로 ④번 문장은 어떤가요? 그렇습니다. ‘부모에’를 ‘부모에게’로 써야 합니다.

조사의 ‘~의’는 너무 함부로 써서 탈입니다. ‘엄마의 화장품’, ‘쌀의 소비량’, ‘부패의 근절’, ‘유통의 비리’에서 ‘의’를 빼보세요. 얼마든지 뜻이 통하잖아요. ‘~의’는 이처럼 아무 데서나 끼어들어 문장을 엉성하게 만듭니다. 이게 모두 ‘~의’를 많이 쓰는 일본어의 영향이랍니다.

① 철수의 변한 모습

② 나의 의도한 바를 너는 모른다.

③ 좋은 품질의 제품

위 문장들도 조사 ‘의’를 빼고 ‘철수가 변한 모습’, ‘내가 의도한 바’, ‘품질이 좋은 제품’이라고 쓰는 게 훨씬 매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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