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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업체들이 의복 치수 속이고 있다. 그 이유 기가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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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업체들이 의복 치수 속이고 있다. 그 이유 기가 막혀
  • 이새봄 시민기자 / 특별기고
  • 승인 2019.07.24 0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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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봄 대학생 시민기자 기고 / 패선학 전공]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 여성복 선택 폭 넓혀야 불필요한 지출 예방
이새봄 시민기자

나는 패션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동대문 의류 도매시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 패션 업체들의 내막을 통해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었다. 여성복과 남성복의 사이즈와 내구성의 차별화가 있었다. 나도 평소에 쇼핑을 하다보면 사이즈가 매우 한정적인 것에 불만을 가졌다. 여성복보다 남성복이 더 편한 적이 많았다. 성별에 따라 옷은 어떤 차별화가 있을지 독자들과 더욱 현명한 소비를 위해 공유하고 싶다.

남성 의류와 여성 의류는 크기 표기부터 다르다. 남성 셔츠는 95, 100, 105 등으로 표시되고, 여성 의류는 44, 55, 66 등으로 적는다. 여러 쇼핑몰마다 사이즈가 천차만별이다. 같은 S사이즈지만 큰 S사이즈와 작은 S사이즈가 다르다. 반면 남성복은 사이즈가 모두 통일되어있다. 사이즈 체계가 특수한 경우를 빼고 다 똑같다. 남성은 M사이즈를 입으면 다른 옷가게에서 M사이즈를 입을 수 있다. 그런데 여성복은 매장마다 사이즈가 다른 사례가 많다. 예를 들면 시장 용어에서는 아가씨 사이즈와 미시(아가씨와 같은 주부를 뜻하는 신조어) 사이즈가 있다. ‘44사이즈’ 는 날씬한 여성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이러한 편견에 맞춰진 사이즈 때문에 소비가 불편하다.

출처=픽사베이

왜 이렇게 여성복 사이즈가 점차 작아지는 추세인지 조사를 했다. 한국 물가가 높아지면서, 저렴한 중국산 옷들이 한국으로 대량 유입이 됐다. 중국 여성들은 신체 사이즈가 한국 여성 체구보다 작다. 중국 S 사이즈는 우리나라 SS(33)다. 여성복에 라지 사이즈 수요가 점점 줄고 있다. 반면 남성복은 S사이즈 수요가 없기 때문에 줄고 있다.

옷 제조사가 실수로 치수를 잘못 표기한 걸까? 유통업계의 오랜 종사자에게 물어봤다. 이렇게 답이 돌아왔다.

“패션업체들은 오래전부터 사이즈를 속이고 있다.”

33인치 바지에 30인치를 붙여 놓는 식이다. 전문 용어 ‘배너티 사이징(vanity sizing)’로 불렀다. 옷 치수를 실제보다 작게 표기해 날씬 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출처=픽사베이

이 마케팅의 부작용은 계속되는 실패와 번복으로 지속적인 소비 지출을 늘리기 위함이다. 여성소비자들은 옷이 다양한 사이즈가 있는 반면 확실하게 표기되지 않은 사이즈 때문에 정작 본인의 사이즈를 알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사이즈뿐만 아니라 여성복과 남성복의 디자인 차이도 있다. 여성복은 운동복, 기성복 등 라인을 드러내는 옷이 많다. 반면 남성복은 라인을 가리는 옷이 많다. 대표적으로 여성복 기본 스커트 ‘H라인 스커트’는 골반 라인이 강조된다. 남성복은 ‘바지’가 있는데, 핏이 일자로 떨어져 실루엣을 가리기 좋다. 여성복은 상대적으로 편리성을 추구하는 디자인이 부족해서, 남성복으로 대신 입는 경우가 많다. 여성 소비자들의 제한적인 사이즈와 강조된 라인 때문에 선택권이 한정적이다.

옷 주머니 유무의 차이도 있다. 여성복은 자켓 안주머니가 없고 바지 주머니는 남성복에 비해 여성복은 손 전체가 들어 갈 공간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여성복에 주머니가 없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주머니 있는 작업을 하지 않는 여성복 공장이 많다. 단가를 낮추고 공장에 찾아가면, 공장 측에서 “포켓 만들 바엔 더 저렴한 포겟 없는 바지를 만들겠다”고 했다. 반면 남성복 공장에서 바지나 자켓에 부탁 하지 않아도 기본으로 주머니가 달려있다. 여성복은 코트나 자켓 안주머니를 주문하면 공임비가 추가가 된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여성복에 주머니가 없어서 간소화가 된다면 가방에 지고 지녀야 할 짐들이 생긴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가방도 사야 하니 불필요한 패션 소비 지출이 크다. 사회적 맥락으로 보면 주머니의 유무에 따라 여성이 활동을 제약될 수밖에 없다.

옷의 내구성도 차별화가 있다. 여성복의 안감 봉제처리를 오버로크 한번 했을 때 옷의 내구도가 약해진다. 남성복은 쌈솔처리 두 번 더해서 더 튼튼하게 제작한다. 원단 밀도가 다르다. 원단 종합시장에서 성별 원단을 분리해서 파는 것은 아니다. 주로 여성복은 하늘하늘한 소재가 많다. 레이스, 시스루, 블라우스 등 옷 소재 밀도가 낮으니 세탁기에 돌리면 헤지고 찢어진다. 원단이 성별 나누어지는 이유는 남성은 아무래도 활동성이 많다 보니까 밀도도 높고 봉제도 여러 번 하는 사례가 많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효율적인 패션을 위해 먼저 패션 업체들이 변화하면 좋겠다. 여성복이 한철 입고 마는 옷보다 옷의 품질이 좋고 밀도가 튼튼한 옷을 제작하면 어떨까. 여성소비자들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패션 업체들은 패스트패션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여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시키는 의류’ 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사이즈도 프리사이즈를 애매모호하게 표기하지 않고 다양한 사이즈를 통해 여성복 선택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 여성 소비자들이 사이즈 실패 원인을 알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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