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구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의 '대사관 이야기'(14)]

[편집자 주] ‘글쓰기’ 신문은 주독일대한민국대사관 정범구 대사의 ‘대사관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정 대사는 대사관 주변 이야기와 한독 관계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간결하고 논리적인 문장으로, 외교관의 소소한 일상과 깊이 있는 사색, 강대국들과의 이해관계를 담고 있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쓰기’의 모범사례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현장 사진을 곁들여 국민들에게 외교관이 일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범구 대사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16대, 18대 국회의원을 거쳐 지난해 1월 독일 대사로 부임했습니다.

방명록에 서명하는 베르텔레 외교보좌관.(사진=정범구 대사)
방명록에 서명하는 베르텔레 외교보좌관.(사진=정범구 대사)

* 메르켈 총리 외교보좌관 베르텔레(Dr. J. Bertele) 박사의 첫 해외 근무지는 한국이다. 2001-2004년간 주한 독일대사관 정무팀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당시 가이어(Geier) 주한대사 초청으로 성북동 관저를 방문했던 초선의원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한국 근무 시절 태어났던 큰 딸이 오늘 열다섯 번 째 생일을 맞는다고 한다.

* 엊저녁 부부를 관저에 초청해 식사를 같이 했는데 오늘 출근했더니 장문의 감사 메일이 도착해 있다. 어제 여러가지로 즐거웠고 반가웠다는 인사와 함께, 헤어질 때 받은 선물이 아주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선물? 
아! 이미륵 선생의 책, "Der Yalu fließt(압록강은 흐른다)"와 김주대 선생의 시화 한 점을 싸줬다.
아 참, 그리고 김치를 조금 싸줬다. 냄새와 국물이 흐를까봐 몇겹으로 싸서...
그런데 그중에 김치가 가장 감동적이었나 보다.

사진=정범구 대사
사진=정범구 대사

* 독일사람들이 남의 집을 방문하거나 또는 초대하면서 간단한 선물을 교환하긴 하지만 김치같은 밑반찬, 또는 음식을 주고받는 일은 거의 없다. 나도 이곳 부임 후 관저를 방문한 독일 사람에게 김치를 싸준건 처음이다. 그가 한국에서 근무할 때의 여러 추억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면 아마 내 아내도 김치 싸 줄 생각은 못했을 것 같다.

* 아침에 받은 메일을 보니 오늘 아침 열다섯번 째 생일을 맞은 딸의 아침밥상에 김치를 내놓았단다. 그런데 그토록 좋아 하더란다.
오예~
양치질 잘 했기를... [2019년 2월 20일 작성]

베르텔레 부부와.(사진=정범구 대사)
베르텔레 부부와.(사진=정범구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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