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글 독립운동 발자취(6)] 일본 글자가 태어난 밑바탕과 뿌리는 우리 ‘구결자’

리대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리대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우리말과 일본말은 그 밑뿌리가 같다. 중국말은 그 말차례(어순)가 우리와 다르지만 일본말은 같다. 아마 삼국시대에 한자가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구결, 이두, 향찰 글쓰기도 함께 흘러갔으며, 그 밑바탕에서 일본 글자 ‘가나’가 태어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서기 700년 경 일본 향가 노래 수 백곡을 실은 ‘만엽집’이 우리말투요 그 글 방식 또한 구결, 이두식이고 그 시대 불경에 구결자가 있는 것이 그렇게 어림한다. 그리고 그 바탕에서 900년경에 일본 글자 ‘가나’가 태어났다. 한자도 백제사람 왕인이 일본에 전해주었고, 일본 왕의 조상도 백제 사람이라고 한다. 일본은 우리 이웃이면서 말부터 닮은 데가 많고 가까운 나라로서 우리와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할 나라다.

사진=우리나라 구결문 불경(왼쪽) 일본 구결문 불경(오른쪽) 견주어보기
사진=우리나라 구결문 불경(왼쪽) 일본 구결문 불경(오른쪽) 견주어보기

“나는 한국인이다”라는 말은 중국말로는 “我是韩国人”으로서 글 차례대로 쓰면 “나는 이다 한국인”이 된다. 영어도 “I am Korean”으로서 그 글대로 풀어 쓰면 “나는 이다 한국인”이 되는 것처럼 말차례가 우리말과 다르다. 그러나 일본말은 “私は韓国人である”로서 말차례가 “나는 한국인이다”가 되어 우리말과 같다. 일본 글자 ‘가나’ 모습은 우리 삼국시대 구결자와 매우 닮았다. 일본 글자가 완벽한 소리글자가 아니어서 어쩔 수 없이 한자를 같이 섞어서 쓰는데 그 읽는 방식이 훈독인 것도 우리의 “이두, 구결”과 닮았다. 일본은 구결식 글쓰기에서 ‘가나’란 제 글자를 만들어 쓴 것이 분명하고 한자를 바탕으로 우리 구결자가 나은 것처럼 그들 구결자에서 일본 글자 ‘가나’가 나왔다.

사진=일본글자 가나(오른쪽)와 우리 구결자(왼쪽) 글꼴 모습이 비슷하다.
사진=일본글자 가나(오른쪽)와 우리 구결자(왼쪽) 글꼴 모습이 비슷하다.

그런데 우리가 중국 한문을 그대로 쓰던 일본 헤이안시대(서기 900년 경)에 구결자를 발전시켜서 제 글자를 만들고 제 문학작품도 냈다. 일본은 우리가 중국 한문만 쓰던 고려시대에 제 글자를 만들고 그 글자로 제 문학작품을 썼다. 일본 역사책 고사기는 712년, 일본서기는 750년경에 나왔다. 우리 역사책인 삼국사기(1145년)와 삼국유사(1280년)는 일본보다 500년 쯤 뒤에 나왔다. 우리보다 글자와 역사책 만드는 것도 500여 년 앞섰고 제 말글로 글을 쓰고 먼저 나라를 발전시켰다. 그러나 우리 글자 한글(1443년)은 일본 글자보다 500여 년 늦게 태어났고 우리 글자가 태어난 뒤에도 제대로 쓰지 않고 한자를 더 섬겼다.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다.

사진=훈민정음(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어진(오른쪽)과 훈민정음(한글) 언해본(왼쪽)
사진=훈민정음(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어진(오른쪽)과 훈민정음(한글) 언해본(왼쪽)

그렇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1300여 년 전에 우리가 일본에 한자와 구결식 글쓰기를 가르쳐 주었다. 구결은 이두와 달리 문장이 중국말식이고 한문을 읽기 쉽게 하려고 토를 단 것이지만 그 바탕에서 일본 글자가 태어났다. 그리고 우리 글자 한글은 한자와 일본 글자 가나는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글자다. 미국이 쓰는 로마자도 우리 한글보다 못하다. 중국 한자, 일본 가나, 미국이 쓰는 로마자는 언제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한글은 그 만든 사람과 만든 때와 만든 원리와 목적까지도 뚜렷한 글자다. 이런 쪽에서 우리는 일본은 말할 것 없고 중국, 미국 앞에서 떳떳하다. 이제 우리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말을 세계 으뜸인 우리 글자로 적는 말글살이를 하면 우리 말글이 독립하고 튼튼한 자주국가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일본이나 중국, 미국보다도 더 빨리 발전해서 세계 으뜸 문화문명국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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