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석 씨(전교조 조합원 출신, 전 부천고 교사), 전교조 작심 비판

19일 대구교육청 국제 바칼로레아(IB) 토론회서 후배교사들에 충고
"IB 찬반토론에 노조 전임자+ 전교조 합법화 이야기가 왜 나오나"
"'한국어 IB'에 반대하는 전교조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혁신 좀 해 보겠다는 교육감들 발목을 왜 잡고 흔드나"
"상당수가 바로 전교조 교사들 선배인 진보교육감들 아닌가"

[편집자 주] 대구광역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은 19일 저녁 6시 시교육청 행복관에서 “IB는 공교육 혁신모델이 될 수 있는가?”를 주제로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운영 정책 추진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IB 운영 정책에 대한 현장 의견 수렴 및 정책 이해를 통한 교육공동체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마련된 이번 토론회에 관내 초중등 교원, 학생, 학부모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토론회는 강현석 경북대 교수의 진행으로 하화주 반포고 교감과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이 발제를 맡았다. 이 자리에서 발제자들은 ▲대구 교육의 새로운 도전:공교육 혁신 모델로서의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IB 도입은 시범학교만의 별도 교육, 또 다른 스카이캐슬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효석 전 부천고 교사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전교조 조합원 출신인 한효석 전직 교사의 토론이 참석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토론문을 소개한다.

한효석 전 부천고 교사(사진=대구시교육청)
아랫줄 가운데가 한효석 전 부천고 교사(사진=대구시교육청)

'한국어 IB'에 반대하는 전교조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혁신을 해 보겠다는 사람들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합니다. 그 시도를 하는 분들 중 상당수가 바로 전교조 조합원 출신인 진보 교육감들 아닙니까? 전교조 선생님들의 선배입니다. 전교조는 나중에 숟가락 얹으면 됩니다. 실패하면 그것 봐라 하면 되잖습니까?

IB는 대입시 제도가 아닌데, 전교조에서는 왜 자꾸 평가의 공정성, 객관성을 왜 들먹입니까? 그냥 교실에서 아이들과 진행하는 수업 과정을 생활기록부에 꼼꼼히 적으면 됩니다. 12년 생활기록부를 보고 대학이 알아서 데려갈 겁니다. 왜 코끼리(대입시)를 벗어나자면서 자꾸 코끼리 이야기를 합니까? 그러니까 초중고가 대학에 종속되는 겁니다. 그냥 자기 위치에서 자기 몫을 하면 됩니다. 대학이 어떻게 데려가든 초중고 교사가 고민할 일이 아닙니다. 절대평가를 하든. 상대평가를 하든 교사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 그 대신 그 과정을 꼼꼼히 학생부에 적어주면 됩니다.

IB 찬반을 이야기하는데 노조 전임자 이야기, 전교조 합법화 이야기가 왜 나옵니까? 전교조 합법, 전임자 인정했을 때 학생들과 교사가 교실에서 행복했습니까? 사범대를 갓 졸업한 교사가 3월에 부임하고, 첫 단원을 가르칠 때 선배 교사가 어떤 도움을 주었습니까? 3월부터 12월까지 각 단원을 행복하게 수업하는 교사를 찾아, 그걸 연결하여 시스템으로 만든 적이 있습니까? 교과 교사와 아이들에게 1년동안 행복한 교실을 만들어 주려고 얼마나 시도해 봤습니까? '한국어 IB 시험학교 도입'에 찬성할지 반대할지 전교조 조합원들이 얼마나 많이 제대로 자체 토론이라도 해 보았습니까? 전교조 내 소수 몇명의 의견을 전체 조합원들에게 제시하는 건 아닌가요?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는 식으로 무조건 반대하는 거 아닌가요? 

19일 열린 대구시교육청의 '미래교육, IB프로그램 운영 정책 추진을 위한 대토론회'(사진=대구교육청).
19일 열린 대구시교육청의 '미래교육, IB프로그램 운영 정책 추진을 위한 대토론회'(사진=대구교육청).

최근 국제 바칼로레아(IB) 시범학교 도입 추진에 따른 찬성과 반대를 두고 벌이는 논쟁에서 가장 큰 오류는 교육을 수단으로, 학생을 대상으로 본다는 겁니다. 우리 초중등교육법에 학교 교육 목표는 "초등학교는 국민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초등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중학교는 초등학교에서 받은 교육의 기초 위에 중등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고등학교는 중학교에서 받은 교육의 기초 위에 중등교육 및 기초적인 전문교육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로 규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국민생활에 필요하다고 합의한 것을 현행 학교 시스템이 잘 실천하고 있느냐로 교육 현실을 진단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전경원 소장은 현재의 한국 공교육을 다음처럼 비관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실제 삶을 위한 교육과 거리가 멉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힘이 될 수 있는 가치와 철학을 탐색하기보다는 교육과정과 학교운영이 대학입시에 매몰된 채, 참교육을 외면하는 공교육의 현재 좌표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을 느끼며 성장하고 있는가? 친구들과 더불어 성장하며 배움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가? 나와 다른 타인의 가치와 상황과 감정에 공감할 줄 아는가? 가르침과 배움이 삶의 이정표에 얼마나 합치되었던가? 이런 본질적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공교육의 위상을 갖추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우리 공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바라고 봅니다.”(오마이뉴스 2019. 5. 28. 기사문 발췌)

'전교조가 있어 즐거운 학교' 삽화.(출처=전교조 홈페이지)
'전교조가 있어 즐거운 학교' 삽화.(출처=전교조 홈페이지)

전교조는 홈페이지에 "전교조가 있어 즐거운 학교"로 삽화를 올려 놓았더군요. 그런데 그 그림에 교사의 전문성을 잘 발휘해야 할 교실에서 학생과 교사가 어떻게 즐거운지가 없더군요. 안 그린 건지, 교실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방법을 못 찾은 건지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본질을 외면하고, 여전히 애국조회, 강제저축, 학습지도안 같은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렸습니다. 전교조는 현재 교사들에게 교실 혁신에서 나침반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구시교육청이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을 한국어 버전으로 도입하자는 것은 우리가 광복 이후 일본과 미국한테서 물려받았거나 들여온 제도를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다고 판단한 거나 다름 없습니다. 교사 집단인 전교조와 교총이 초·중·고 교육과정의 총체적인 시스템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핀란드니, 덴마크니 우수한 교육과정으로 세계적으로 칭찬받는 나라를 연구하여 한국형 대안을 제시해야 했습니다. 더 이상 현행 교육 난맥을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대구시교육청은 150개 국 이상에서 검증되고, 유연하게 쓰인다고 판단된 IB 프로그램을 들여와 시범학교를 운영해 보자는 겁니다. 구제도를 고쳐 쓸 일이 아니라, 검증된 새 제도로 혁신해야겠다고 판단한 겁니다.

IB 프로그램이 우리 공교육을 혁신하는 데 충분히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IB 시범학교를 운영해야야 합니다. 그래서 이 제도가 발휘하는 장점을 찾아, 그간 우리가 찾아낸 혁신학교 성과와 어떻게 융합할지를 연구해야 합니다.

첫째, IB 프로그램에서는 학생이 학습을 주도합니다. 학생은 교실에서 능동적인 인격체, 배움의 주체로 존중되며, 교사는 그 과정에서 조력자가 됩니다. 초등학생 미숙한 아이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이 IB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둘째, 한 학기 6~8개 교과군으로 나누어 공부합니다. IB 프로그램은 한 영역에서 다루는 학습량을 조절하여 여유 있게, 깊이 있게 다룹니다. 우리나라는 과목간 융합이 어렵고 심지어 국어를 다시 작문, 문학, 화법, 독서, 언어와 매체로 나누어 너무 많은 과목과 학습량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셋째, 각급 학교 교사는 국가가 주도했던 교과서에서 벗어나, 동료교사 또는 피교육자인 학생과 학습할 내용을 선정하여 교과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교사 자신이 가장 잘 알아, 피교육자를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수업 자료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대구시교육청 동부교육지원청의 소논문 활동.(사진=대구시교육청)
대구시교육청 동부교육지원청의 소논문 활동.(사진=대구시교육청)

넷째,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 과정을 돕고 학습 결과를 기록하면서 6개월(1년간) 학습 목표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중·고 교사가 12년 연계하여 한 학생의 성장을 돕습니다. 교사는 각자 서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어느 학생을 완성시키지 못했다고 자괴감을 지닐 필요가 없습니다.

다섯째, 일제고사가 사라집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없앨 수 있습니다. 단답형 평가든 서술형-논술형 평가든 평가 과정을 교사와 학생이 공유하기 때문에 절대평가를 하더라도 결과에 승복합니다.

여섯째, 결과보다 과정을 더 중시하며, 학습자에 맞춰 개별 맞춤 수업이 가능합니다. 통섭을 지향하여 원리를 찾아내야 하므로 학생 상호 경쟁에서 벗어나 협동해야 합니다.

일곱째, 대학입시를 위한 단순 지식 전달 사교육 시장이 사라집니다. 국가가 주도하여 국가공인 등급을 매기던 수능을 없앨 수 있습니다. 각 대학은 초중고 교사가 12년간 정리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반영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학생을 뽑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여덟째, 각 지역사회의 합의를 교육과정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은 곧 이웃으로 이어져 교실에서 익힌 것이 곧 사회와 연결됩니다. 우리나라 모든 학생이 획일적으로 같은 교과서, 같은 내용으로 담론을 익혀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홉째, IB 프로그램 수업 방식은 대한민국 일반교사에게 낯설지 않습니다. 수업교재를 마련하고 수업안을 다중 지성으로 해결하여 공유하면 IB식 수업을 참관하고 수업안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한국 교사들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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