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서 학생기자]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독서감상문

단행본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단행본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그래, 이 맛에 산다!”

중국 베이징에서 가족과 함께 11개월 째 살고 있는 나는 그리운 고향 한국에 관한 향수를 달래는 방법이 따로 있다. 베이징 한인촌 왕징에 있는 한국 슈퍼마켓에서 한국 과자들과 음료수,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면서 한국에서 즐거웠던 날들을 떠올린다. 집에서 한국 위성 텔레비전을 보는 것도 한 가지 요령이지만 한국 슈퍼마켓에 가면 완전히 한국을 옮겨다 놓은 느낌이 든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한인촌에 사는 다른 한국 친구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 한국 슈퍼가 세 곳이나 있는데 ‘고향 내음을 그리워하는’ 한국 아이들과 아줌마들로 북적인다.

아빠는 한 달에 두 번씩 한국에 다녀오실 때마다 한국 식품과 과자들을 한보따리 가져 오신다. 중국 과자보다는 한국 과자가 더 위생적이고 맛이 있는데다, 나와 내 동생이 향수까지 달랠 수 있다고 보시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것을 먹을 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한국 과자와 식품들을 접할 수 없다면 베이징 생활에 낙이 없을 것 같다.

어느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 들어서자 한국 출장을 다녀오신 아빠가 반갑게 맞아주셨다. 역시 거실 한 귀퉁이에는 아빠가 한국에서 골고루 구입해 담아오신 형형색색 먹음직스런 모양의 과자가 담긴 상자가 기다린다. 그런데 이 날은 썩 반갑지만은 않았다. 물론 아빠가 돌아오신 것은 기쁘지만 한국에서 온 과자들이 마음에 걸린다.

그 이유는 바로 얼마 전 읽은 책,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 계속 머릿 속에 맴돌았기 때문이다. 과자가 인체에 해로운 이유를 논리적인 근거를 곁들여 밝혀 놓은 책이다. ‘자연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하지만 인체환경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기에 이 책은 성격 까다로운 나에게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특히 과학을 좋아하여 약사가 되려는 나는 과자와 음료수, 아이스크림에 들어간 유해 첨가물이 먹거리 환경을 해친다는 사실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작가로 환경연구가, 의사, 아니면 생명 과학자 등 과자업계에 비판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작가는 유명 제과회사 중견 간부 출신이다. 이 책을 쓸 때는 이미 그곳을 퇴사한 상태였다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신이 몸담고 열정을 바쳤던 직장을 낱낱이 고발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쉬운 일 같지는 않아 보였다. 이런 작가의 용기와 함께 신념을 실천에 옮기는 집행력에 박수를 치고 싶다.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들을, 오늘 내가 먹은 음식들과 연관지어 설명해 보겠다. 아침밥으로는 쌀밥과 돈까스를 먹었다. 점심은 엄마가 끓여주신 라면으로 해결했다. 점심을 먹은 뒤 슬슬 배가 고파질 무렵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껌도 두 조각 씹었다. 저녁은 인스턴트 짜장밥을 먹고 탄산음료도 한 잔 곁들였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를 읽고 난 뒤 내가 분석하기에는, 오늘 내 식사는 좋은 식단이 분명히 아니다. 그 중 나와 친구들이 가장 즐겨 찾는 라면은 우리 몸에 치명적으로 해롭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약 40억 개씩 팔려나가는 라면은 값도 싸고 먹기 편한데다 맛까지 있어 인기를 끌만 하다. 그런데 라면을 3주 간 먹자 뇌와 정신에 이상이 생겼다는 무서운 연구결과가 있다. 그 이유는 라면을 먹는 것은 정상적인 음식물을 섭취하는 게 아니라 밀가루와 화학물질 첨가물이 범벅이 된 덩어리를 먹는 일이기 때문이다.

무서운 것은 라면뿐만이 아니다. 내가 더 많이 차지하려고 동생과 다퉈가면서 즐겨 먹는 아이스크림도 알고 보니 여름철 별미가 아니라 ‘양의 탈을 쓴 이리’였다. 유화제 등을 듬뿍 넣은 화학 첨가물을 우유∙치즈에 곁들여 얼린 것으로 건강에 매우 해롭다는 것이다. 유명 아이스크림 제조업체인 베스킨라빈스의 두 동업자는 많은 돈을 벌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 그들의 죽음 뒤에는 아이스크림이 있었다고 한다. 아이스크림으로 재벌이 되었지만 매일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건강과 돈을 바꾼 셈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내가 씹었던 껌, 그리고 내 저녁 식단도 바람직하지 않다. 껌은 정제물과 화학 첨가물과 같은 혐오 물질을 입 안에 넣고 씹는 과자다. 즉석식품 짜장밥은 간편하게 먹을 수는 있지만 조미료 덩어리라 건강에 해롭다. 청량음료는 당분이 많아 각종 질환을 불러오는 원흉으로,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심지어 미국 뉴욕시는 최근 비만을 불러오는 주범인 고용량 청량음료의 판매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100% 천연 과즙’이라는 광고 문구가 달린 오렌지 주스조차 합성 착향료와 색소 등 인공 첨가물이 포함돼 있다. 한 연구에서는 청량음료의 판매량 증가와 청소년 비행 증가가 일치한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과자류나 즉석 식품, 패스트푸드가 인체 건강에 끼치는 악영향은 너무 많아 모두 나열하기 힘들다. 가장 대표적 증세인 비만, 당뇨, 충치를 비롯해 고혈압, 지방간, 동맥경화, 심근경색, 저혈당증, 아토피 등의 알레르기, 심장병, 뇌졸중, 치매가 나타날 수 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근시도 이런 식품들에 의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아동의 근시 발생률은 충치와 마찬가지로 설탕 소비량에 비례한다. 가공식품이 근시를 유발한다는 이론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떤 경로로든지 정제당이 현대인의 취약한 시력 뒤에 숨어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 식품들은 범죄와 심각한 사회문제인 청소년 비행과도 연관이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우리 엄마를 비롯하여 대부분 학부모들은 자녀 성적 향상을 위해 학원과 과외 수업을 받게 하면서 엄청나게 큰 압박을 가하지만 정작 먹을거리는 소홀히 여기실 때가 있다. 학생들은 쉴 새 없이 학원을 다니느라 끼니를 거르기 일쑤다. 학교가 끝나면 집에서 앞치마를 두른 엄마가 정성껏 차려 주신 저녁 식사 대신에 분식점 라면이나 편의점 즉석 식품, 패스트푸드, 튀김, 오뎅 등으로 때우고 종종 걸음으로 이 학원, 저 학원을 챗바퀴 돌 듯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엄마들이나 학생들이나 사실은 식품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자연식을 먹어야 학습능력이 올라간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 내가 살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어느 한 학원 원장은 대치동 학생들이 학원을 옮겨 다니는 바람에 너무 바쁘다보니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는 게 안쓰럽다면서, 집중력 향상에 좋다는 건강식 고급 카레 식당을 연 적도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우리는 이렇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있다. 앞서 말한 식품들은 모두 인간의 이기심과 기업의 이익을 충족하기 위해 조물주의 섭리를 거스르며 만든 식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이토록 해로운 것이 아닐까? 인간도 자연의 부분이기에 자연 순리에 따르며 사는 게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에스키모들의 1인당 지방 섭취량은 세계 최고다. 그러면 에스키모들은 암이나 심장병에 많이 걸릴까? 에스키모들에게는 암이나 심장병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이 엄청나게 많은 지방을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것은 오직 한 가지 이유밖에 없다. 바로 서구식 가공식품을 섭취하는 현대인들과 에스키모들이 먹는 지방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에스키모들은 고래와 물개고기 등 자연에서 얻은 천연 지방에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고 먹는 것이다.

우리는 온갖 가공 식품을 핸드폰처럼 옆에 끼고 즐겨 먹는다. 건강을 생각하고, 성인병에서 자유로우려면, 그리고 좋은 환경을 유지하려면 가공식품을 더 멀리 해야 한다. 가공 식품을 만들 때 포장, 유통, 가공, 소비 과정에서 나타나는 엄청난 환경 파괴까지 생각한다면 이것을 과감히 줄여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오랜 세월 열정을 바친 직장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자연식을 스스로 만들어 먹듯, 달콤한 과자의 유혹과 결별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유해 첨가물로부터 인체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청소년인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어떤 게 있을까. 무엇보다도 나부터 달콤한 유혹을 물리치고 과자나 음료수 대신 과일이나 생수를 즐겨 먹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에 친구들에게도 이 책을 권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학교 수행평가 과제를 할 때에도 ‘과자가 인체환경에 미치는 악영향’과 같은 주제를 선택하여 발표하면 좋겠다. 저자가 이 책을 써서 계몽을 하듯, 나도 친구들과 동아리를 만들어 과자의 유해 첨가물 실태를 조사하여 실험 보고서나 유투브 등을 만든 뒤 널리 알리고 싶다. 과자와 음료수, 아이스크림 대신 안전한 먹거리로 어떤 게 있는지 조사하는 것도 의미있을 것이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인체환경 보호 방법은 얼마든지 더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지금 나는 고민 중이다. 아빠가 이번에 한국에서 사오신 과자 한 상자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지나가는 개나 고양이에게 줄까? 아니면, 이번만 눈 딱 감고 먹고 다음부터는 사오시지 말라고 말씀드릴까? 아빠 가방에 ‘과자, 내 아이를 망치는 달콤한 유혹’ 책을 넣어드리는 것도 잊지 말고 말이다. 어쨌든 어떻게 결정하든 아빠도 기뻐하실 게 틀림없다. 과자를 더 많이 먹으려고 동생과 싸울 일도 없고,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더 튼튼해진 은서네가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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