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음 예문은 어떤 유형의 단락 구성이고 또 그 뒷받침은 어떤지 살펴 가며 읽어 보자.

<예제 1>

항상 남을 앞지르려고 기를 쓰는 우리들은 계절도 흔히 앞당겨 사는 꼴이 되곤 한다. 우리는 한 겨울에 봄을 맞이하고 봄이 되면 여름을 살기에 바쁘다. 우리는 한 여름에 가을맞이를 서둘러야 하고, 가을이 되면 이젠 겨울을 이야기해야 한다. 이런 사실은 우리가 과일을 먹는 습관만 봐도 여실히 입증된다. 우리 나라 풍토에서 참외와 수박이 가장 맛있는 때는 삼복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다. 그래서 참외와 수박은 한여름에 먹는 과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오늘날 행세를 하려면 한여름이 되기 훨씬 전에 참외와 수박을 먹어 두어야 한다. 가장 자랑스러운 것은 겨울에 참외와 수박을 먹는 것이지만, 그렇게까지는 못하더라도 늦은 봄이나 이른 여름쯤에는 그것들을 먹어야 낙오자가 아니다. 물론 때 이른 과일이 제 맛이 날리는 없지만, 사람들은 낙오자가 되면서까지 맛있는 과일 먹기를 원치 않는다. -- 김태길, "앞만 보고 달리는 계절병" 중에서--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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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다음 단락의 유형은 어떤 것인지 살펴 보고 그 뒷받침은 충분한지 생각해 보자.

<예제 2>

입맛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어서 나이들수록 옛날 어려서 먹던 음식맛으로 회기[回歸]한다. 논새우 뿐 아니라 호박풀떼기 손칼국수 도토리묵 심지어 짜디짠 새우젓국 등 옛날 가난에 찌든 시절의 음식이 입맛을 돋운다. 한다하는 요정에서도 누룽지와 된장뚝배기가 오르는 것을 보면 미각의 회기 현상은 나만의 기벽[奇癖]이 아닌 인간의 보편적인 습성인 것 같다.

3. 아래의 소주제를 두괄식으로 구성해 보자.

소주제 : 태풍은 그 마을을 휩쓸어 버렸다.

 

4. 위의 문제에서 쓴 글의 구성을 양괄식, 미괄식, 중괄식, 무괄식으로 바꿔보자.

[길잡이 1] 위 글은 두괄식 구성이다. 단락의 첫 문장에서 소주제를 제시하고 그 뒤의 두 문장으로 소주제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하였다. 그 뒤의 모든 문장에서는 실제 예를 통하여 소주제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단락의 소주제가 비교적 참신하고 그 뒷받침도 정연하여 설득력이 있다.

[길잡이 2] 위의 예문은 양괄식 구성의 글이다. "입맛의 회귀 현상"이라는 소주제가 첫머리와 끝머리에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본디 양괄식 구성은 서술이 다소 길어질 때 많이 사용되는데, 위의 경우에는 뒷받침이 다소 짧은 예문에 쓰였다. 어떻든 단락 구성에는 무리가 없는 글이다.

[길잡이 3] 두괄식은 주제를 첫머리에 내세우는 구성이다. 위의 주제를 앞에 내세워 단락을 구성하여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태풍은 그 마을을 휩쓸어 버렸다. 한 집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울타리와 담도 무너져서 한 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울퉁불퉁한 오래된 참나무와 포플라도 최근에 심은 자작나무, 단풍나무와 함께 거리 위나 부서진 건물 위에 넘어져 있었다.

[길잡이 4] 양괄식, 미괄식, 중괄식 따위는 본시 두괄식을 변형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두괄식 구성에서 첫머리의 소주제문을 중간이나 뒤 쪽에 옮겨 놓으면 자연스럽게 양괄식, 미괄식, 중괄식, 무괄식 따위의 구성이 이루어진다. 우선 양괄식의 경우는 두괄식의 첫머리에 나온 소주제와 내용은 같되 형식이 다소 다른 문장 하나를 마지막 부분에 덧붙이면 된다.

위의 예문을 양괄식으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밑줄친 부분이 뒤 쪽에 첨가된 소주제문이다.

태풍은 그 마을을 휩쓸어 버렸다. 한 집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울타리와 담도 무너져서 한 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울퉁불퉁한 오래된 참나무와 포플라도 최근에 심은 자작나무, 단풍나무와 함께 거리 위나 부서진 건물 위에 넘어져 있었다. 이번 태풍으로 그 마을의 옛모습은 찾아볼 길이 없게 되고 말았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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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두괄식에서 소주제를 뒤로 옮기고 약간의 조정을 하면 미괄식이 이루어진다. 위의 두괄식 단락을 미괄식으로 고쳐 보면 그 요령을 익힐 수 있다.

태풍으로 그 마을에는 한 집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울타리와 담도 무너져서 한 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울퉁 불퉁한 오래된 참나무와 포플라가 최근에 심은 자작나무, 단풍나무와 함께 거리 위나 부서진 건물 위에 넘어져 있었다. 한마디로 태풍은 그 마을을 휩쓸어 버린 것이다.

셋째로, 두괄식에서 소주제를 중간에 옮겨 놓으면 중괄식의 구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위 예문을 중괄식으로 고쳐 써 보면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될 것이다. 밑줄친 부분이 소주제문이다.

태풍으로 그 마을에는 한 집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울타리와 담도 무너져서 한 자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한마디로 태풍은 그 마을을 휩쓸어 버린 것이다. 울퉁불퉁한 오래된 참나무와 포플라가 최근에 심은 자작나무, 단풍나무와 함께 거리 위나 부서진 건물 위에 넘어져 있었다.

넷째로, 무괄식의 문단은 두괄식에서 소주제문을 제외하고 뒷받침문장들만 순리적으로 늘어놓은 경우라고 할 수가 있다. 위의 예문을 무괄식 문단으로 바꾸어 보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태풍으로 울타리와 담도 무너져서 한 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울퉁불퉁한 오래된 참나무와 포플라가 최근에 심은 자작나무, 단풍나무와 함께 거리 위나 부서진 건물 위에 넘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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