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김채윤 씨 박사학위 논문서 대학 글쓰기 문제점 대책 분석]
대학에선 대부분 글쓰기로 평가하지만 작문 교육환경은 좋지 않아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 김채윤 씨의 ‘대학생 필자의 전공 리포트 쓰기 과정 연구’ 일부 화면 캡처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 김채윤 씨의 ‘대학생 필자의 전공 리포트 쓰기 과정 연구’ 일부 화면 캡처

대학에서는 평가 대부분이 '글쓰기'로 귀결된다. 너댓 장부터 몇십 장 넘는 보고서에 이르기까지 글쓰기 과제가 많다. 중간-기말고사도 객관식이던 고교 시절에 비해 논술형이 늘어난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의학계열, 예체능계열 모두 마찬가지다.

그런데 대학의 글쓰기교육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그나마 부족한 학문적 글쓰기 교육이 앞으로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들은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글쓰기 교양과목을 크게 줄이려고 한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손쉽게 폐지 및 축소할 수 있는 교양과목을 ‘글쓰기’로 보기 때문이다. 글쓰기 교양과목을 확대했던 추세가 주춤할 수 있다.

대학 글쓰기 교육의 현실과 해결방안을 제시한 논문이 관심을 끈다.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 김채윤 씨의 ‘대학생 필자의 전공 리포트 쓰기 과정 연구’(2015년)가 바로 그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공통으로 ‘대학 글쓰기 교육의 미흡함’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신입생들은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한 편의 글을 끝까지 써 본 경험이 거의 없는 사례가 많다는 연구결과까지 공개했다. 신입생 때부터 학문 공동체의 글쓰기 방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전공별로 특화한 글쓰기 지도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논리적 글쓰기 교육조차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김채윤 씨는 이 연구에서 대학생 전공 보고서의 일반적 특징을 인문 사회계열과 자연 공학계열별로 나누어 분석했다. 전공 보고서의 일반적인 특징을 설문조사한 결과 대학생은 문서 파일 형식으로 된 3?5장 분량의 전공 보고서를 학기 당 12개 가까이 제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대학생들이 전공 보고서를 쓸 때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글쓰기센터(클리닉)에서 도움을 받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글쓰기 전문가의 책과 전문 자료를 참고하거나 친구-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대다수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일부 학생들은 인터넷 과제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여 유사한 과제를 참고함으로써 어려움을 해결한다고 했다.

김 씨는 대학생들의 전공 보고서 쓰기 활동을 돕기 위해서는 ▲전공 특성을 고려한 글쓰기 방법, ▲컴퓨터를 이용한 글쓰기 방법, ▲쓰기·읽기·말하기의 관련성을 고려한 글쓰기 방법 등 좀 더 다양한 글쓰기 교육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그 이유로 과제 제시자의 '요구 수준'과 과제 수행자의 '실제 쓰기 능력'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을 들었다.

“(1학년 때) 교양 과목으로만 글쓰기를 배운 학생들에게는 (2~4학년 때) 교수가 요구하는 전공 보고서가 부담이 됩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은 전공 보고서를 쓰기 전(pre-writing) 과정에 해당하는 계획하기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래서 전공 보고서 쓰기를 돕는 계열별 글쓰기 교육이 필요합니다.”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 김채윤 씨의 ‘대학생 필자의 전공 리포트 쓰기 과정 연구’ 일부 화면 캡처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 김채윤 씨의 ‘대학생 필자의 전공 리포트 쓰기 과정 연구’ 일부 화면 캡처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 김채윤의 '대학생 필자의 전공 리포트 쓰기 과정에 대한 연구'

▲연구목적=대학생 필자가 작성하는 전공 보고서의 특징과 전공 보고서 쓰기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전공·계열별 글쓰기 교육의 필요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연구문제=첫째, 대학생의 전공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어떤 특징이 있는가를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공학계열별로 나누어서 살펴보았다. 둘째, 대학생 필자의 전공 보고서 쓰기 과정은 어떤 특성이 있는지 계열별로 비교하였다.

▲연구방법=대학생 필자의 전공 보고서의 특징과 전공 보고서 쓰기 과정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 설문 조사와 인터뷰 조사를 연구 방법으로 선택하였다. 설문 조사는 국내 4년제 대학교의 2·3·4학년 학생 2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설문 조사에 참가했던 4명의 대학생들에게 추가 인터뷰 조사를 시행하였다. 특히 전공 보고서의 특징이 전공·계열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계열별로 나누어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대학생 필자의 쓰기 과정 역시 전공·계열의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계열별로 설문 조사를 실행하였다. 설문 조사 결과 가운데 세밀한 분석이 필요한 부분은 후속 인터뷰 내용을 추가하여 논의를 진행하였다.

▲결론=①전공 보고서는 전공의 특성, 글쓰기 매체, 쓰기와 연관된 활동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대학생들의 전공 보고서 쓰기 활동을 돕기 위해서는 전공 특성을 고려한 글쓰기 방법, 컴퓨터를 이용한 글쓰기 방법, 쓰기·읽기·말하기의 관련성을 고려한 글쓰기 방법 등 좀 더 유연한 방법이 필요하다.

②학생들의 인지적 쓰기 과정은 전공에 따라 다르다. 쓰기가 일련의 과정으로 구성된 인지적 활동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조사 결과는 전공에 따라 강조해야 하는 글쓰기 방법과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③전공 보고서 쓰기를 돕는 계열별 글쓰기 교육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학생들은 전공 보고서 쓰기 과정의 쓰기 전(pre-writing) 과정에 해당하는 계획하기 단계부터 보고서 쓰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공에 따라 쓰기 과정별 인지적 활동이 다르고 그에 따른 글쓰기 전략도 달랐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사진=픽사베이 제공.

 

글쓰기 자료 사진=픽사베이
글쓰기 자료 사진=픽사베이

 

▲제언=1학년 때 교양 영역에서 배우는 글쓰기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본격적으로 전공 보고서를 작성하는 2~4학년의 글쓰기 활동에 도움을 제공할 수 없다. 전공에 따라 학생들에게 필요한 전공 보고서 쓰기의 전략과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학술적 글쓰기 교육의 시기와 방법, 목적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배지현(고려대 불문과 2학년, 고려대 교육TV방송국 부원)씨가 취재를 지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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