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상희 씨, 박사논문서 대학 글쓰기 문제점 분석
글쓰기센터(Writing center) 등 글쓰기교육 전담기관 필요
"기초 교양 글쓰기 교육 뒤 전공 글쓰기 교육이 있어야"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 박사과정 안상희 씨의 ‘대학 신입생 필자의 리포트 쓰기 수행 연구’ 일부 화면 캡처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 박사과정 안상희 씨의 ‘대학 신입생 필자의 리포트 쓰기 수행 연구’ 일부 화면 캡처

‘대학 글쓰기’는 신입생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신입생 대부분은 전공과목보다도 글쓰기를 기반으로 평가하는 교양과목을 많이 이수해야 한다. 특히 논술전형 대신 객관식 수능-내신 공부에 전념했던 정시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응시생들은 더 당황할 수 있다. 당장 새학기부터 전혀 다른 학문의 장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대학 글쓰기 교육 개선 필요 대학의 글쓰기교육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그나마 부족한 학문적 글쓰기 교육이 앞으로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들은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글쓰기 교양과목을 크게 줄이려고 한다.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 박사과정 안상희 씨는 ‘대학 신입생 필자의 리포트 쓰기 수행 연구’에서 신입생의 보고서 쓰기 수행 실태를 살펴 보았다. 특히 보고서를 쓰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그 원인,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대학 신입생 필자가 겪는 어려움의 주요 원인은 총 네 가지 범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계획하기’와 ▲‘집필하기’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또, ▲글쓰기 과정과 일정을 ‘조절’하는 어려움, ▲‘과제 환경’과 관련된 힘겨움도 있습니다.”

안 씨는 “대학 신입생 필자가 글쓰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주요 전략은 모두 네 가지 범주”라면서 ▲‘관습 모방하기’, ▲‘자료의 신뢰성 확보하기’, ▲‘개인적 자기 조절하기’, ▲‘과제 환경 활용하기’를 그 예로 들었다.

안 씨는 “대학생 필자의 실제 글쓰기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글쓰기 교육의 집중화가 필요하다”면서 “▲분석하기, ▲요약하기, ▲설명하기, ▲자료 활용하기 등으로 세분화하여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 박사과정 안상희 씨의 ‘대학 신입생 필자의 리포트 쓰기 수행 연구’ 일부 화면 캡처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 박사과정 안상희 씨의 ‘대학 신입생 필자의 리포트 쓰기 수행 연구’ 일부 화면 캡처

◆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 박사과정 안상희의 '대학 신입생 필자의 리포트 쓰기 수행 연구'

▲연구목적=대학생이 어떠한 보고서를 부여받는지 확인하고 신입생의 보고서 쓰기 수행을 면밀하게 분석하고자 하였다. 특히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그 원인, 극복 전략에 초점을 맞추었다.

▲연구방법=혼합 연구 방법 중에서도 순차적 탐구 전략(sequential explanatory strategy)을 사용했다. 대단위의 설문 조사 연구(양적 자료 수집)를 수행한 뒤 초점 연구 참여자 12명을 선정하여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질적 자료 분석의 과정을 거쳤다. 연구자가 최대한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양적 연구 방법과 질적 연구 방법 사이의 수렴을 모색하며 고안된 연구 방법이다.

▲연구문제=①대학생들은 교양·전공 강의에서 어떠한 리포트 쓰기 과제를 수행하는가? ②대학 신입생들이 리포트 쓰기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어려움의 원인은 무엇인가? ③대학 신입생들이 리포트 쓰기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략은 무엇인가?

▲결론=교양 보고서의 외형적 특성 중 지정 '분량'의 경우 '없음'이 3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2∼5장'이 38%로 뒤를 이었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 활용하는 '매체'는 '컴퓨터: 워드프로세서(한글/워드)'가 62.8%로 가장 많고, 과제를 함께 수행하는 '인원'은 '1인 과제'가 76.4%로 가장 많았다. 공학계열에서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응답이 '손글씨(43.8%)'였다. 이는 공학계열에서 실험실습 보고서나 연습문제 풀이를 손글씨로 요구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다.

논리적 글쓰기에 대해 다룬 문장 이론서적들과 작문 교과서들
논리적 글쓰기에 대해 다룬 문장 이론서적들과 작문 교과서들

대학 신입생 필자가 겪는 어려움의 주요 원인은 ‘계획하기’와 관련된 어려움, 그리고 ‘집필하기’와 관련된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쓰기 과정과 일정을 '조절'하는 것과 관련된 어려움, ‘과제 환경’과 관련된 어려움도 있었다. 글쓰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주요 전략은 ‘관습 모방하기’, ‘자료의 신뢰성 확보하기’, ‘개인적 자기 조절하기’, ‘과제 환경 활용하기’ 등이다.

▲제언=①교수는 보고서 과제를 부과할 때 신입생 필자에게 과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학생들이 과제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과제 자체와 평가 기준에 대하여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일도 필요하고 과제 수행 방법도 알려 주어야 한다.

②일관적이고 명확하게 안내하지 않으면 학생들은 혼란을 겪는다. 교수의 사소한 언급에도 학생들은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교수자는 과제와 관련하여 일관적인 견해를 유지해야 한다.

③신입생 대상 글쓰기 교육에서는 대학의 학술적 글쓰기에 통용되는 일반적인 학술적 담화 관습을 교육해야 한다. 인터뷰 결과, 신입생들은 대학 입학 전까지 한 편의 글을 끝까지 써 본 경험이 거의 없는 사례가 많았다.

④기초 교양 글쓰기 교육 뒤 전공 글쓰기 교육이 있어야 한다. 계열별 글쓰기에서 각 전공의 담화 관습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학의 글쓰기교육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그나마 부족한 학문적 글쓰기 교육이 앞으로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_ 일부 대학들~
대학의 글쓰기교육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그나마 부족한 학문적 글쓰기 교육이 앞으로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_ 일부 대학들~

⑤WAC 프로그램을 통한 전공 글쓰기 교육에 주목할 수 있다. 이것은 미국 대학 글쓰기 교육에서 정착한 프로그램으로 '글쓰기 집중 교과목(Writing Intensive)'을 지정하여 운영하는 방식, 글쓰기 교과와 전공 교과가 결합하여 운영하는 방식이 있다.

⑥글쓰기센터(Writing center)와 같은 글쓰기 교육 전담 기관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담 기관은 글쓰기 강의를 포함한 전체적인 대학교육과 밀접하게 연계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배지현(고려대 불문과 2학년, 고려대 교육TV방송국 부원)씨가 취재를 지원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저작권자 © 자연치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