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2] 해강(자연치유사)

식물성 연기 크게 확대해 보면
미세한 숯의 입자
곰팡이나 세균, 바이러스 흡착해 말라죽여
세균이나 바이러스에게
숯가루는 치명적 공격용 무기

쑥을 태워라.

예전에 큰 명절은 설이 아니었다. 흔히 우리 고유의 명절을 설날로 알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영향 때문이다. 유교가 나라의 근간이 되어 사대하면서 중국의 춘절이 우리에게는 설날이 되었다. 우리의 고유명절이었고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큰 행사는 대보름이었다. 그 중에 가장 큰 행사는 바로 지불놀이였다.

우리는 과학의 시대라고 착각하면서 고유의 큰 행사를 미신으로 일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지불놀이는 논둑, 밭둑에 기생하는 벌레들의 선충을 태워 죽이기도 하지만 공기 중의 바이러스도 함께 죽인다. 식물성 연기를 크게 확대해서 들여다보면 미세한 숯의 입자다. 숯은 곰팡이나 세균, 바이러스를 흡착해서 말라죽게 만든다. 즉 세균이나 바이러스에게 숯가루는 치명적인 공격용 무기가 된다.

사진=해강 선생.
사진=해강 선생.

아주 오래 전부터 조류독감은 있었다. 그 시기는 거의 늦겨울이었거나 이른 봄이었다. 지금은 지구의 온난화로 한 겨울이 되었지만 날씨의 변화로 볼 때 지금의 한겨울은 예전의 늦겨울이나 이른 봄의 날씨와 같다. 즉 정월 대보름 쯤이 조류독감이 가장 왕성하게 창궐했던 시기의 날씨와 맞게 되는 것이다. 이때 우리 선조들은 오곡밥과 열두 가지 나물(선채)을 먹고 집안에 짚이나 솔가루(솔잎) 또는 쑥을 태우고 그 위를 뛰어넘게 하였다.

이는 주술과도 같은 행위로 여겨졌지만 뛰어난 과학적인 근거도 된다. 겨울독감이 가장 왕성한 시기에 집안에 식물성 연기를 피우고 그 위를 뛰어넘게 함으로써 각종 잡귀(질병, 세균)가 우리 몸에 달라붙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이 행사는 전국에서 벌어졌으며 같은 날에 지방 곳곳이 소독되는 효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이보다 더 과학적인 소독방법이 있겠는가. 이를 주술적인 의미로 치부할 수 있는가?

우리 선조들은 적어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호흡이나 대화만으로도 질병이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보름 때 누군가 부르면 '먼저 더위'를 외쳤다. 내 더위를 가져가라는 의미도 있지만 나에게 액운(질병, 유해성 독감)을 주지 말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즉 서로 입조심을 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입조심을 하지 않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시대가 되었다.

말이 방정이 되고 있는 것이다. 조금 알고 있다고 너도나도 입방정을 떨고 있지 않은가. 지금도 마찬가지다. 역학조사니 뭐니 하면서 너도나도 입방정을 떨고 있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깨달을 수 있는지.

사진=해강 선생
사진=해강 선생

대보름 때 지불놀이는 마을 전체에서 이루어졌고 모든 사람이 나와 불을 지피고 감시하며 산으로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았으며 불이 번지려하면 그 자리를 밟아서 불을 껐다. 이것이 바로 지불놀이다.

전체적인 소독을 하고 집안도 연기로 소독을 했던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들불로 산불이 걱정된다면 집안이라도 소독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시골의 마당이 있는 집은 마당 한가운데 지피면 되는 일이고 집안은 마른 쑥을 태워 소독하면 될 일이다. 우연히 발병했든 인간이 만들었든 바이러스는 연기를 피우면 말라죽게 되어 있다.

소독제를 뿌려야하는 곳(도시나 공공건물)은 어쩔 수 없더라도 쑥을 태울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 연기를 피워야 한다. 가장 효율적인 소독방법이 될 것이다. 쑥이 없으면 마른 솔잎이나 잡풀을 태워도 되고 그도 마땅치 않으면 향이라도 피우면 대체 방법이 될 것이다. 모든 식물성 연기는 최고의 소독제가 된다. 코로나19가 두렵다고 마스크만 쓸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근본적인 소독이 오히려 효율적인 방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소독제는 미세한 곳까지 침투해서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한다. 그러나 연기는 다르다. 그 어떤 작은 틈도 침투가 가능하다. 최고의 소독은 연기를 피우는 것이다. 조상들이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마른 풀이나 짚을 태우고 사람이 많이 죽은 집은 헛간이나 집까지 태워버렸다. 마을 전체에 불을 피움으로써 소독을 했던 것이다. 코로나19 전염이 걱정된다면 마른 쑥을 구해서 집안이라도 소독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현재 대보름의 의미를 점점 잃어가는 것 같다. 작은 행사로 치부하고 실행하고 있지도 않고 잘못 행해지고 있다. 수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넣었지만 조상들의 지혜는 담고 있지 않은 것이다. 춘절의 새끼마냥 설날만 챙길 것이 아니라 대보름행사를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고유명절은 대보름이었고 그 시기 소독을 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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