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선릉 약손월드 원장, 자연치유사]

김남규 세브란스 대장항문외과 교수
최근 발간 저서 ‘몸이 되살아나는 장 습관’에서
장과 뇌의 밀접한 상관관계 제시
인체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더 밝혀야

김남규 세브란스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최근 발간한 저서 ‘몸이 되살아나는 장 습관’(매일경제신문사)에서 장과 뇌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제시했다. 특히 장내 미생물로 병을 고친다는 사례를 제시하면서 건강하려면 장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내 미생물은 인간의 장 전체에 걸쳐 분포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미생물의 양이나 분포, 종류 등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은 종류는 퍼미큐티스와 박테로이데스라는 종이며 전체의 75%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미생물들은 장-뇌 연결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김 교수는 “장내 미생물들은 장내 세포나 장 신경계뿐만 아니라 신경내분비적 경로를 통해 중추신경계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장내 미생물은 신경전달물질을 직접 생산하여 장 신경총의 작동과 장내 유입신경의 신호를 조절할 수 있다”면서 “자체적으로도 대사물을 만들어 장 신경이나 자율신경을 자극하며 장 점막의 면역 방어막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다양한 기능을 하는 장내 미생물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김 교수는 정신질환의 경우, 장내 세포 및 신경세포들의 영향으로 뇌의 여러 기능 중 특히 감정과 운동신경 중추들이 영향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우울증, 자폐증 그리고 파킨슨병까지 장-뇌 연결축으로 질병의 메커니즘이 새롭게 설명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자폐증의 중등도는 장 기능 이상의 중등도와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은 장 기능 이상 여부를 점검하면서 조기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고까지 밝혔다. 불안 장애 환자들은 위장관 관련 증세도 동반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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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자들의 장내 미생물은 정상인과 다릅니다. 무균 쥐의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기전(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을 활성화한 두 특정 장내 미생물을 복구했을 때 스트레스 반응이 정상화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장내 미생물을 자폐증 환자의 장에 이식해 주는 변 이식으로 신경 증세뿐만 아니라 장 기능도 회복시키고 했습니다.”

김남규 교수는 앞서 소개한 임상 연구는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돼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는 “그러나 일부 자폐증 증상이 개선됨에 따라 앞으로 치료 발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 “같은 방법으로 접근한 파킨스병의 임상연구에서도 장-뇌 연결축과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이 확인됐”고 덧붙였다. 물론 김 교수는 “아직은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비피더스나 락토바실러스와 같은 유익균을 통해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을 치료하고자 하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에서 채취한 장내 미생물을 동물에게 옮겼을 때 내장 과민성이 상승했습니다.”

김 교수는 “대변 이식을 통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치료하는 여러 임상연구도 진행되고 있다”면서 “더 나아가 유익균을 통하여 스트레스 반응기전을 완화시키고 불안장애 등의 보조적 치료요법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장-뇌 연결축의 변화는 장관의 운동과 분비를 변화시키고 내장과민성을 일으키며 장의 내분비계, 면역계를 변화시킵니다. 이런 환자들에게서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종류에 변화가 있음이 발견됐습니다. 장-뇌 연결축에 대한 여러 연구 결과들은 장내 미생물이 단순히 장 자체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겁니다.”

장내 미생물은 장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장내 세포에 영양분을 제공한다. 정서나 행동, 면역체계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김 교수는 “장내 미생물 관련 연구는 대부분 동물 실험으로 진행되고 있어 실제 인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더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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