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빈(진선여고 2학년)]
진로탐색 전문가 인터뷰
서울시 7급공무원 정주원 씨

[인터뷰 동기]

나의 꿈은 경찰공무원이나 일반공무원이다. 공익적인 일을 하면서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보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특히 제복을 입은 경찰공무원을 보면 멋이 있어서 나도 그런 일을 하면 좋겠다는 꿈을 품곤 했다. 관공서에서 일하는 일반공무원들도 내 적성에 맞을 것 같아 희망진로 중 하나로 설정해 놓은 상태다.

그런데 공무원을 희망진로로 설정해 놓았지만 공무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공무원이 된 뒤에 어떤 생활을 하는지 사실 감이 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서강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올해 서울시 7급 공무원에 합격한 정주원 언니를 지난 11월에 이메일로 인터뷰를 하였다. 업무로 무척 바쁘지만 공무원을 꿈꾸는 어린 학생의 질문에 답변을 해 주신 정주원 언니에게 감사를 드린다.

[일문일답]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이다.

1. 공무원이 되려면 보통 준비를 얼마나 해야 하나요?

“저는 7급을 합격했기 때문에 7급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개인적으로는 2년 8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하지만, 동기들을 보면 더 빨리 붙은 사람도 있고, 더 오래 걸린 사람도 있어 일괄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려워요. 다만 평균적으로는 2~3년 사이에 많이 붙는 것 같아요.”

2. 공무원하면서 힘든 점은?

“생각보다 업무가 많은 직업이에요. 간혹 인터넷이나 뉴스를 보면 일 안하고 노는 듯한 인상을 주는 기사를 접하곤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9급의 경우 민원업무가 힘든 경우가 많고 7급 이상부터는 사업을 맡아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사업의 성과가 중요한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현재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제로페이의 경우도, 공무원들이 사업 기안부터 시행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게 되는데 본인이 생각했던 결과와 실제 사업을 시행하였을 때의 결과물이 서로 달라 힘든 사례가 많습니다.”

3. 보람 느꼈던 점은?

“어떤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고, 저는 제가 맡은 일을 공무원 수첩에 꼼꼼하게 기록해 놓고 하나씩 지워가는 편입니다. 맡은 업무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업무 자체를 누락하거나, 업무를 기간 내에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업무가 발생할 때마다 꼼꼼히 기록해 놓고 업무를 완수할 때마다 하나씩 지워나가는 게 가장 보람찬 것 같네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4. 공무원이란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생 때 진로 고민을 하다가, 보다 오래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우선적으로 찾았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40대 이후에나 가장 전문적이고 능숙하게 일처리를 할 수 있는 연륜이 쌓인다고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여성으로서 오래 일할 수 있는 직업이 많이 없었어요. 그런 점에서 공무원을 선택했던 것 같고, 채용 과정이 가장 공정한 직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도 공무원이란 직업이 좋았던 것 같네요.”

5.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들은 거의 노량진에서 공부하나요?

“저는 1년차에는 노량진에서 공부했어요.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하기에는 노량진이 좋지만,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의지만 있다면 인터넷 강의를 듣는걸 더 추천해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6. 공무원의 꿈을 가진 학생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점은?

“본인이 정말 갖고싶은 직업이 맞는지 확신이 선다면 도전하세요. 엄청난 노력과 운이 따라준다면 단기간에도 합격할 수 있지만, 몇 번 낙방하고 다시 도전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필요해요. 나는 공무원이 꼭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지 않다면 다시 도전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공부하는 과정에서도 공무원에 대한 꿈이 간절하지 않다면 절대적인 공부량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요.”

7. 대학교에서 행정학과를 나오면 공무원 되기 수월한가요?

“확실히 수원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대학교에서 다루던 것들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수험생활을 시작할 때 남들보다 조금 익숙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8. 공무원 연봉은 높나요?

“연차가 쌓이면 월급이 계속 오르고, 수당을 생각했을 때도 아주 적은 월급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9. 공무원 준비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점은?

“합격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제일 힘들었어요. 공무원 시험은 기회비용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어요. 공무원 시험 준비 자체가 취업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떨어지게 되면 적정 취업 나이가 지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도 합격하지 못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가장 막막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10. 공무원 준비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해주면 제일 힘이 나던가요?

“저는 주변 사람의 조언을 듣기보다는 공무원 시험 강사님들의 쓴소리나 응원 영상을 많이 봤어요. 나만 불안한 것이 아니고, 원래 이 시험이 이렇게 힘든 것이고, 아무도 쉽게 붙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받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너무도 당연한 거라는 그 말이 제일 힘이 되었던 것 같네요.

수험생이 되면 알겠지만, 우울한 순간은 매순간 와요. 공부가 너무 재밌어서 하루하루 행복하면 좋겠지만 사실 그러기 쉽진 않아요. 하지만, 그 우울감을 견디지 못해 오늘 할 공부를 다 하지 못한다면 결국 붙지 못하는 99%의 사람으로 남게 됩니다. 본인이 충분한 고민과 결심을 거쳐 이 직업을 얻기로 선택했다면, 그냥 앉아서 울더라도 책은 보고 있어야 해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독해보일 수 있지만, 3~4년이 지나 수험생이 된다면 제가 하는 말이 어떤 말인 줄 알거예요. 공무원을 하겠다는 결심만 선다면, 1~3년은 하고 싶은 것도 좀 참고, 후회 없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11. 마지막으로 한마디 추가하신다면?

“합격하면 좋은 직업인 건 맞아요. 정년이 보장된다는 그 안정감이 개인에게 얼마나 큰 행복을 주는지는 공무원이 된 사람만 알 수 있어요. 힘들게 갖게된 직업이기 때문에 굉장히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어요. 아직 어린 친구지만, 언젠가는 공직에서 꼭 봤으면 좋겠네요. 힘내요!”

[느낀점, 각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서울시 7급 공무원이 된 정주원 언니는 공무원이 되었다는 기쁨도 기쁨이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이 맡은 업무를 수행하는 데서 큰 보람을 얻는 것 같았다. 안정적인 공무원이란 직업을 성취했다는 뿌듯함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수많은 대학생들이 희망진로를 공무원으로 설정하는 이유가 짐작되기도 했다.

공무원을 인터뷰하면서 확인한 점은 나의 희망진로로 괜찮겠다고 하는 점이다. 하지만 지금 고교 2학년인 내가 당장 공무원 수험 준비를 하는 상황은 아니다. 일단은 인문사회계열로 대학에 진학하는 게 급선무다. 공무원이란 분야가 내게 알맞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 만큼 당장 발등의 불인 내신과 수능 공부를 하는 데 좀 더 전념해야 할 것 같다. 아울러 공무원이나 행정, 공직 분야에 관한 서적도 읽고 해당 논문도 살펴보면서 배경지식을 키워야 할 필요성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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