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신문과 방송부터 자성과 자정 작업 벌여야

[특별기고] 이명재 전 동아일보 기자(뉴스통신진흥회 사무국장)

이명재 사무국장
이명재 사무국장

한국 언론이 많은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넘어 조롱을 듣고 있다. 특히 종이 신문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언론을 비판하면 많은 어려움을 겪는 종이 신문의 현실에 대한 염려와 함께 한편으로는 1인 매체와 같은 소규모 신종 언론의 기승이 더 문제라는 지적을 하는 이들도 꽤 있다. 특히 종이 신문을 자신의 천직으로 삼아 온 이들의 말씀에는 절절한 애정과 비감이 묻어 있어 송구스런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의 ‘언론 개혁’ 요구(명령)가 노도와 같은 기세가 되고 있다.

한국 언론은 겸손하면서 냉정한 직시부터가 필요하다. 국민들의 불신이 세계 최고 수준인 현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그 하나의 근거로,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간하는 연간 디지털뉴스리포트를 들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 뉴스 신뢰도는 조사 대상 38개국 가운데 38위로 최하위다. 한국은 4년째 꼴찌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또 하나의 특기할 만한 점이 있다. 세계적으로 이른바 신문과 지상파 방송 등 전통 언론(레거시 미디어: Legacy Media)의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하락세였으나 2~3년 전부터 상승세로 반전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는 반대로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바뀌고 있다. 그러면서 그 신뢰도가 역전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미디어 신뢰도가 여전히 기존의 전통 언론(레거시 미디어)을 누르는 상황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미디어가 가짜뉴스 등 많은 문제를 낳고 있음에도 한국의 전통 언론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는 종이 신문과 지상파 방송을 향한 불신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미디어의 홍수를 낳으면서 언론계를 더욱 혼탁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통 언론이 뿌리라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미디어는 그 가지이며 잎이다. 둘 다 정화와 개선이 필요하지만 수십 만의 부수와 공중파를 사용하는 유력 신문과 방송부터 자성과 자정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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