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음 도입 단락들은 어떤 구실을 하는 것인지 말해 보자.

<예제 1>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은 음성의 높이와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 듯하다. 일반적으로 민도가 낮은 후진국일수록 일상 생활에서 사람들의 음성이 높아지고 문화 수준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국민들의 음성이 낮아지는 듯하다.

-- 오상락, "저음성 캠페인" 중에서.

<예제 2>

요즈음 대학 사회를 보면 대학 생활에 대한 목적 의식이 뚜렷하고 또 보람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 학생들이 드물다. 하룻길을 걷는 데도 목표가 앞서고 보람이 뒤따라야 하겠거늘, 하물며 인생의 최고 황금기인 대학 4년의 생활이 정처없이 흘러간 데서야 되겠는가?

--서지암, "대학 생활의 목표와 보람" 중에서

[길잡이] <예제 1>은 가정적인 서술을 보이면서 글에서 다룰 주제를 암시하는 도입 단락의 구실을 한다고 생각된다. 곧 뒤다르는 단락에서 그것이 자세히 이야기될 것을 시사함으로써 독자의 마음을 본론으로 이끌고 있는 도입 구실을 한다. <예제 2>는 글 전체에서 다룰 문제점(issue)을 제기하는 경우이다. 이런 문제점은 많은 독자의 관심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일수록 좋다.

2. 다음과 같은 글이 첫머리에 놓일 경우에 어떤 영향이 미칠 것인지 따져 보자.

<예제 3>

한 사회가 공영화와 도시화의 물결에 휩쓸려 급히 변화하는 때에는 전통적인 삶의 틀과 이것을 담고 있는 공동체가 약화되거나 심하면 무너지기도 한다. 이른바 공동 사회(게마인 샤프트)가 이익 사회(게젤 샤프트)로 너무 빨리 변질되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급변의 결과는 좋게도 또 나쁘게도 평가될 수 있다. 대체로 이런 급속한 변화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이것의 역기능으로서 인간소외나 인간화의 현상에 주목한다. 현대인의 뜻있고 깊은 인간 관계를 계속해서 맺고 유지할 수 없게 되고, 노동 조건으로부터 소외되어 노동 자체를 본질적으로 보람 있는 작업으로 볼 수 없게 되며, 굳어진 사회 구조 속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사건을 이해할 수 없게 되고, 이 사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힘을 조금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며 무력감 속에 빠져 버리게 된다고 한다.

--한완상, " 핵가족 시대의 이기주의" 중에서

<길잡이> 위와 같은 단락이 첫머리에 놓일 경우에는 도입 단락이라기보다는 본격적인 논의로 볼 수가 있다. 다만 그것이 첫머리에 나와 있다는 점에서 일반 독자에게는 무거운 인상을 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도입 단락으로서는 이런 본격적인 논의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도입 단락 없이 본격적인 논의로 들어간 필자 나름의 서술 방식으로는 그 독특함이 인정된다.

3. 다음 단락들의 구성은 어떤 관계인지 말해 보자.

<예제 4>

미국 평화 봉사단의 목적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상대 국가에 대한 봉사를 통한 우호의 증진을 꾀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 젊은이로 하여금 외국 문화권에 대한 접촉을 하도록 하는 일이다. 이 두 가지는 세계에 대한 지도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는 미국이 노리고 있는 일거양득의 목표이다.

"봉사를 통한 우호의 증진"은 미국의 평화적이고 문화적인 원조 계획의 하나다. 이차 대전 뒤로 미국은 세계의 여러 나라에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원조를 해 왔다. 전쟁으로 해를 입은 유럽 여러 나라, 아세아의 이른바 개발 도상국들에게 미국은 막대한 경제 원조를 했으며, 공산 세력과 맞서도록 군사 원조도 숱하게 했다. 그런데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그러한 경제, 군사의 원조가 점차 줄거나 끊기면서 나타난 것이 평화 봉사단이다. 우방 여러 나라와 우호를 계속해서 높이고 상부 상조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외국 문화권에 대한 접촉"은 미국 젊은이로 하여금 경험과 시야를 넓혀서 미래 지도자의 자질을 갖추게 하는 계획의 하나이다. 사람이란 자신을 바로 알고, 또 바른 인생관이나 세계관을 세우려면 남을 알고 세계를 두루 경험해야 한다. 그릇은 넓고 깊을수록 가치가 있듯이, 앞으로 미국을 짊어지고 세계를 주름잡을 수 있는 인재는 젊어서부터 세계의 문화권들을 이해하고 체험하는 것은 거의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 정부는 주는 데에 그쳤던 경제와 군사 원조 대신에 미국 젊은이들의 `봉사 활동'을 선물로 보내면서 그들의 산 경험에서 얻은 과실을 반대 급부로 삼고자 한것이다.

<길잡이> 첫 단락은 주단락으로서 그 소주제의 두 가지 점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점은 매우 중요한 것이므로 그 단락 안에서 모두 다루자면 단락이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주단락은 소주제를 내보이고 간단히 부연하는 데에 그치고 그 자세한 논의를 종속 단락으로 넘겨서 다루도록 했다.

4. 어떤 문장론에서는 단락의 종류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는데 그런 구분이 타당한지 따져 보자.

<예제 5>

단락은 그 구실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문덕수 1968:149)

1.主要段落 2.導入段落 3.結末段落 4.連絡段落

5.補充段落 6.强調段落 7.會話段落

문장에는 중심이 되는 단락이 있고, 그 중심 부분을 보충하는 단락도 있다. 主要段落은 문장의 중심 사상이 들어 있는 부분으로서, 주제의 전개에 직접 관계된다. 그러나 導入段落, 連結段落, 補充段落 등은 主要段落을 補充하는 부분으로서 보조적인 구실을 한다. 强調段落은 어떤 내용을 특히 강조할 필요가 있을 때, 단락의 형식을 파괴하여 새 단락을 만들어 시각적으로 호소하는 것이다. 會話段落은 다른 사람의 말을 형식적으로 구분하여 한 단락으로 만든 것이다. {예}, {암, 그렇구말구요},{글쎄요}와 같은 짧은 어구를 한 단락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길잡이> 위에서 제시한 단락의 종류 중에 주요단락, 도입 단락 및 결말 단락은 비록 설명이 불충분하기는 하지만 일반으로 인정되는 기능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연락 단락, 보충 단락, 강조 단락, 회화 단락 등은 여러 가지로 문제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정달영(1992:61-64)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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