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효현 시민기자 / 생활글]

황효현 시민기자
황효현 시민기자

스포츠는 사실 알고 보면 매우 잔인한 놀이입니다. 모두 이기기 위해 체력 단련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이기기 위해 기술을 익히고 팀 전술을 연마하며, 이기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합니다.

그러나 승부는 언제나 냉혹한 법, 한 쪽은 이겨야 하고 한쪽은 져야 합니다. 무승부는 웬만하면 용납하지 않습니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도,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들도, 중계를 보는 시청자들도 승패가 없는 뜨뜨미지근한 결과에 불만을 가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기고 지는 것, 너무나 일상적인 것이라 '병가의 상사'라고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제가 스포츠를 매우 잔인한 놀이라고 한 이유는 그것이 오직 한 팀, 한 사람만을 제외하고 모두 패배자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스포츠는 한 팀, 한 선수만을 위한 축제일까요? 그렇다면 참 슬픈 일입니다. 스포츠는 사실 이기고 지는 것 그이상의 뭔가를 배울 수 있는 장입니다. 매 주말마다 관람석을 가득 메우는 사람들은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이기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뭔가를 가슴에 안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것이 우리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인생에서 승승장구만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잘 나가던 사람도 삐끗하는 수가 있습니다. 맨날 손이나 벌리던 사람도 '쨍하고 해뜰날'이 있는 게 인생입니다.

리그전에 참가하는 팀들은 한번 졌다고 주저 앉지 않습니다. 공격은 어디가 문제가 있었고, 수비는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선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경기에서 보란 듯이 이기는 것입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팀이라고 손을 놓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그들대로 선수를 보강한다든지 코칭 스탶을 바꾼다든지 하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합니다. 이기는 팀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에 이겼다고 그 팀이 완벽한 팀은 아닙니다. 그들도 실수하게 마련입니다. 그런 실수를 끊임없이 보완하는 팀이 강팀입니다.

그렇습니다. 스포츠나 인생이나 뜻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멋진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언제나 이기는 사람이 아니라 승패, 성공과 실패에 연연해 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개선해 나가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고 부릅니다. 혹자는 '존버'라고도 하는 것 같습니다. 10월을 시작하면서 그런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는'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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