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능력과 함께 소통 능력도 갖춰야 하는 직업입니다.”

LG TWINS의 차명석 단장님은 “세이버매트리션은 프로그래밍을 잘하고 지표 분석을 잘해야 하지만 그보다도 중요한 일은 소통”이라면서 “정밀 분석한 지표들을 현장에서 선수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숫자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의미를 현장에 정확하게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과 소통을 중요시하고 설득을 잘 하는 사람이 좋은 세이버매트리션이 될 수 있습니다.”

나는 중학교 1학년 때 ‘수학과 야구의 접목’ 을 주제로 발표 수업을 준비하면서 세이버매트릭스라는 학문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또, 이와 관련된 직업을 세이버매트리션이라고 하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 후 세이버메트리션은 나의 꿈이며, 희망진로가 되었다.

막연하게 이 꿈을 품지는 않았다. 세이버매트리션이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았다. 스스로 칼럼을 써서 야구 칼럼니스트에 지원해 보기도 하였다. 세이버매트리션들이 진행한 연구보고서들을 정리해 보면서 세이버매트릭스를 공부하기도 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세이버매트리션이자 야구단의 단장이 되는 목표로까지 꿈을 확장하여 진로를 설계했다.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국프로야구의 LG TWINS를 이끌고 계신 차명석 단장님을 만나 인터뷰를 하였다. 평소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고 답변을 들었다. 특히 내 장래희망인 세이버매트릭스를 주제로 질문을 하여 알찬 정보를 확보했다. 나의 진로 설계에 있어서 차명석 단장님 인터뷰는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차명석 단장님은 건국대학교 학사 졸업 뒤 1992년에 LG 트윈스 선수로 입단하고 2002년에 MBC ESPN 야구해설위원을 지냈다. 2004년에 LG트윈스 코치, 2015년 LG트윈스 수석코치, 2016년 KT위즈 투수육성총괄코치, 2017년 MBC스포츠 플러스 야구해설위원을 지냈고, 2018년 10월부터 LG트윈스 단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차명식 단장 일문일답 인터뷰 전문.

- 프로 야구단에서 단장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직접 야구 경기를 하는 현장을 관리하는 사람을 감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야구단의 단장은 더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선수들을 보강하거나, 트레이드, 팀 운영 등을 총괄하는 일을 합니다.“

- 단장이 되려면 어떤 방법이 있나요?

“2가지 정도의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한 뒤 승진을 거듭해서 단장이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팀에 스카우트 돼서 면접을 보고 단장이 되는 방법도 있습니다.”

- 프로야구단에서 쓰이는 예산은 어떻게 관리되나요?

“먼저 시즌이 끝나면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겨울에 예산안을 작성합니다. 필요한 만큼 모 기업에서 지원받기도 하고, 구단 내에서 직접 입장권 수입이나 경기장 내 음식 판매 수입, 팀 상품 수입 등으로 돈을 벌기도 합니다. 만약 더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모기업에 더 요청을 해야 합니다. 이를 추경이라고 하지요.”

- LG TWINS에서 세이버매트리션들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LG TWINS는 올해 초 트랙맨을 처음 설치했습니다. 이 트랙맨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100% 이해하는 데 약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즉, 아직 LG TWINS의 데이터 분석은 걸음마 수준입니다. 그래도 LG TWINS에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선수 평가에서 주로 쓰이고 있지요.”

- 그렇다면 LG TWINS에서 선수를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먼저 타자는 출루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타자를 평가할 때는 출루율이나 선구안을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또 투수는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스트라이크 존의 이해란, 다시 말하면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입니다. 볼을 던지며 도망가는 피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라이크를 던져서 타자와 승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메이저리그의 여러 사례들을 보면 선수들이 데이터 분석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만약 LG TWINS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결할 계획이신가요?

“그런 문제는 시간이 답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시간을 줄이는 일이 단장의 역할이긴 하지만 결국 플레이를 하는 건 선수이기 때문에 선수가 받아 들여야 합니다. 또, 아직 우리나라의 야구는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측면에 있어서 메이저리그와 많이 차이 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이런 데이터와 관련된 주문이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 타 팀 팬들이 LG TWINS를 욕할 때 흔히 DTD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LG가 시즌 중반이 되면 서서히 순위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올해 LG는 상위권에서 계속 버티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우선 시즌이 시작하기 전 준비가 잘 되었습니다. 부족했던 3루는 김민성 선수를 FA로 영입하면서 잘 메웠고, 시즌 중 송은범 선수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도 LG에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올해의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포스트 시즌에 올라가긴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하려면 더 많은 보강이 필요할 것입니다.”

- 휴스턴의 제프 르나우 단장은 데이터 분석을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하여 선수들의 적응을 돕고, 팀의 전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LG TWINS도 그렇게 운영되고 있나요?

“앞서 말했듯이 LG TWINS에 트랙맨이 들어온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제프 르나우가 그 일을 하는 데도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2군도 이제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 MLB의 잭 그레인키 같은 선수들은 스포츠 심리 상담을 통해서도 효과를 봤는데, LG TWINS에서도 그런 상담을 실시하고 있나요?

“물론입니다. 6~7년 전부터 그런 상담이 실행되고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은 선수들이 코치나 감독에게 말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상담을 해 주고 있습니다. 상담을 통해서 효과를 본 선수들도 많지요.”

- LG TWINS에서 마케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나요?

“단장은 현장을 주로 관리하고 마케팅은 다른 부서에서 주로 합니다. 이번에 마케팅 담당 사람들이 많이 변화되었는데, 1~2년 안에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 단장님께서는 인터뷰를 통해 단장이 되셨는데, 인터뷰 때 어떤 내용의 대화가 오고갔나요?

“인터뷰에서는 주로 LG TWINS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LG TWINS가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 인터뷰를 했습니다.”

- LG TWINS가 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요?

“지속적인 강팀이 되는 방향입니다. 타 팀에서 모델로 삼을 만한 팀, 매년 우승은 못해도 3,4년에 한 번씩은 우승하는 팀이 되어야 하겠지요. 이를 위해서는 내부 선수 육성과 외부 선수 영입이 모두 순조롭게 이어져야 합니다.”

- 세이버매트리션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나 역량 같은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프로그래밍을 잘하거나 지표 분석을 잘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보다도 중요한 일은 소통입니다. 이런 지표들을 선수들에게 효율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숫자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의미를 현장에 전달해줄 수 있어야 하겠지요. 사람들과 소통을 중요시 하고, 설득을 잘 하는 사람이 좋은 세이버매트리션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세이버매트리션이 돼서 LG TWINS에 입사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방법이 있나요?

“LG TWINS에서는 세이버매트리션이 필요할 때 공고를 내서 사람을 뽑습니다. 실제로 올해에도 한 명이 입사하였습니다.”

- 세이버매트리션이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세이버매트리션에게 분석 능력은 베이스로 있어야 합니다. 굳이 대학교를 잘 나오거나 고학력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메이저리그에 아이비리그 출신만 13명이라고 하지만 결국 그 13명 사이에서도 1등과 13등이 있는 법입니다. 좋은 세이버매트리션이 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설득하는 능력을 기르고 말의 전달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식 있는 사람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 세이버매트리션의 월급은 어느 정도 인가요?

“기본적으로 LG라는 기업에 속해 있기 때문에 초봉부터 똑같이 받습니다. 단장이 되면 임원 급의 연봉을 받습니다.”

- 단장님에게 LG TWINS란 어떤 의미인가요?

“가족 같은 존재지요. 가족은 가장 소중한 존재이지 않겠습니까? LG TWINS란 저에게 바로 그런 존재입니다. LG TWINS가 신바람 야구를 하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