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 주제: 심장의 구조를 익히고 혈액 순환 재현
실험 준비물: 심장 5개, 해부 키트, 주사기, 고무관
실험 목적: 혈액 순환 과정을 체계화

엄동규 학생기자
(서울 동작고 1학년 '의생명산책' 회장)

[편집자 주=서울 동작구 동작고등학교 1학년 자율동아리 ‘의생명산책반’ 학생들이 작성한 의과학실험 보고서를 게재합니다. 의생명 분야를 희망진로로 설정한 이 학생들은 교사나 외부 인사의 도움 없이 자신들의 힘으로 실험을 한 뒤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어도 학생들의 노력에 격려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동작고 1학년 자율동아리 ‘의생명산책’에서 심장의 구조와 혈액순환과정을 알아보기 위하여 돼지 심장을 샘플로 실험하여 그 결과를 도출했다.

동작고 1학년 자율동아리 ‘의생명산책’은 의료 및 생명과학 분야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모인 모임이다. 진로와 관련된 진로탐색 및 실험 등을 통하여 관심 있는 분야를 좀 더 깊이있게 탐구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꿈을 설계하고 그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사진=심장의 구조
사진=심장의 구조

돼지심장(사진 참고)에는 총 4개의 구멍으로 대동맥, 대정맥, 폐동맥, 폐정맥이 있다. 성인은 하루에 약 7,200리터의 혈액을 온몸에 순환시킨다. 아래 1~5의 과정은 사람이 죽기 전까지 계속 반복된다.

1. 이완기: 심실의 이완, 왼방실판막, 오른방실판막이 열려 심실의 75%가 채워진다.

2. 심방수축기: 심방의 남은 혈액을 모조리 심실로 보낸다. 이때 오른/왼방실판막은 열려 있고 동맥판막은 닫혀 있다.

3. 등용적 수축기: 심실이 수축하며 심실 내 압력이 상승한다. 오른/왼방실판막과 동맥판막 모두 닫혀 있다.

4. 박출기: 혈압이 동맥판막의 압력을 넘어 심실에서 뿜어져 나간다.

5. 등용적 이완기: 심실들이 이완하여 혈압이 낮아지므로 동맥판막이 닫힌다.

사진=심장 판막 해부 과정
사진=심장 판막 해부 과정

총 5개의 돼지 심장 중 한 개를 시범으로 점심시간에 갈라 보았다. 해부학 책에 나온 심장을 토대로 혈관을 찾아 보려하였지만 사진과 달리 심장 주변의 지방과 자잘한 혈관들이 많아서 첫 심장은 제대로 해부하지 못하였다.

사진=심장 판막
사진=심장 판막

이번 실험의 목표는 심장에서 동맥과 정맥을 찾아 고무 호수로 각 구멍을 연결하여 온몸 순환 재현을 목적으로 하였기에 중학교 시절 단순히 심실, 심방, 판막 정도를 보기 위한 해부는 의미가 없었다. 결국 학교가 끝난 후 동아리 친구들과 모여 다시 혈관을 찾는 데 힘썼다.

사진=심장 판막
사진=심장 판막

온몸 순환 재현을 위해서 심장의 구조를 정확히 알아야 하기 때문에 책으로만 심장을 동아리 부원들에게 각각 돼지 심장을 해부하게 도와주었다.

위 사진은 심장의 단면을 절개한 모습이다. 우심실의 심방과 심실 사이의 판막인 삼첨판과 좌심방, 좌심실 사이의 판막인 이첨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좌심실의 두께가 우심실 두께의 약 3배 정도로 상당히 두꺼운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심장 판막
사진=심장 판막

인간의 심장은 주먹만한 크기인 반면 돼지 심장은 손바닥을 크기 정도로 더 크다.

사진=심장 판막
사진=심장 판막

혈관을 찾기 위해 동아리원들과 결국 보이는 구멍마다 직접 손을 넣어 어디로 연결되는지를 파악하여 결국 모든 혈관을 찾았다. 구멍을 잊지 않기 위해 각각의 구멍에 이쑤시개를 넣어 표시하였다. 그런 후 사전에 의료기기 전문점에서 사온 주사기 4개와 링거 줄을 사용하여 온몸 순환 재현을 위해 동아리 부원들과 논의하였다.

처음 온몸순환 재현을 위해 구상한 설계도에서는 주사기 2개로 한 개는 온몸을 한 개는 폐를 나타내어 고무관이 한 번에 연결되는 구조였다.

설계도상의 한 부분에서 호수가 연결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동아리원 중 한 학생이 아이디어를 내주었다. 위 설계도에서는 주사기 2개를 이용하였지만 이번에는 4개를 사용하고 호수를 한 번에 연결하지 말고 호수 2개를 이용하자는 것이었다. 즉, 심장으로 들어가는 폐정맥과 대동맥을 호수 한 개로 연결하고 심장으로 들어가는 대정맥과 나오는 폐동맥을 호수 한 개로 연결하자는 것이었다. 2시간 째 아무 성과가 없던 순간 이 아이디어가 괜찮은 것 같아 바로 시행하여 성공적으로 실험 할 수 있었다.

주사기 4개와 고무관 2개를 이용하여 돼지심장에 연결한 후 색소를 이용하여 산소가 포함된 혈액은 붉은 색을 띄게 하여, 뇌와 몸에 산소를 공급하여 순환 후에 산소가 적은 혈액은 푸른색을 나타내게 하였다.

사진=심장 구조 실험
사진=심장 구조 실험

주사기를 2개씩 묶어서 한 번에 작동할 수 있게 하였다. 몸 부분의 주사기를 누를 시 고무관 내의 혈액이 나왔다가 들어가는 온몸 순환 과정을 재현할 수 있었다.

사진 = 전시한 심장의 모습
사진 = 전시한 심장의 모습

혈액 순환 모형을 만든 것은 동작고 축제인 태동제의 생명과학 동아리 부스에 전시하였다. 처음 심장을 보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이 모형 만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에 심장의 모습을 그려 오는 학생들에게 혈액 순환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었다.

<소감>

실험 계획부터 설계까지 선생님의 도움 없이 오직 동아리 부원들과 진행하여서 상당히 뜻깊은 시간이었다. 심장 모형을 만드는 과정에서 동아리 부원들과 실제로 논의해 보니 항상 내 생각만이 옳다는 것은 경솔한 태도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장구조를 이해하기 위하여 돼지심장으로 실험을 했지만, 실험실의 분위기는 진지하였다. 혈관을 찾을 때는 도면과 달라서 쉽게 찾아지지 않아서 당황하기도 하였다. 첫 번째 심장에서 실패하였기에 다음부터는 좀 더 신중하게 대처하였고 참여자 모두의 의견과 노력이 합쳐져서 심장에 혈액이 공급되고 나오는 과정을 재현하였을 때 해냈다는 성취감에 가슴이 뿌듯하였다.

동아리 부원들은 우리의 실험을 학교축제 때 재현하기로 결정하였다. 친구들이 처음 보는 심장에 신기한 표정을 지으면서 관심을 가져주는 얼굴을 상상해 보니 가슴이 쿵쿵쿵 뛰면서 벅차 올랐다.

사진=팀원들의 모습
사진=팀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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